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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2003] 바다의 영화제, 출항하다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남포동과 해운대에서 243편의 영화 선보일 예정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이제 안정기에 접어든 이 ‘바다의 영화제’는 훈기는 느껴지지만 과열되지 않고, 북적거리지만 요란스럽지 않게 9일간 항해의 시작을 알렸다.

3년 만에 야외에서 5천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촘촘히 메운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진 이번 행사는 그 사이 건설된 광안대교의 불빛과 함께 익숙하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오후 6시45분 역대 부산국제영화제 하이라이트가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지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한 분위기는 오후 7시 국내외 게스트들이 입장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심사위원장인 얀 트로엘 감독을 비롯, 자파르 파나히, 첸상치, 신상옥, 최은희, 임권택, 이장호, 이창동, 김지운, 앙드레 김, 윤정희, 박상민, 이병헌, 조인성, 박해일 등 국내외의 화려한 게스트들이 속속 입장하자 객석은 환호의 물결로 바뀌었다. 개막작인 <도플갱어>의 주연배우 야쿠쇼 고지가 등장할 때는 대표작인 <쉘 위 댄스?>의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오후 7시30분 안상영 조직위원장의 공식 개막선언과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공연, 심사위원단 소개가 진행됐다.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웨덴의 얀 트로엘 감독은 “24시간 동안 날아와 고생스럽긴 하지만 앞으로 만날 13편의 영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진 개막작 감독과 배우 소개에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부산영화제에 처음 참석하는 건데 개막작으로 뽑혀 감격스럽다. 이렇게 큰 스크린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자인 박중훈과 방은진의 진행도 개막식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방은진은 “이제 곧 감독 데뷔작을 연출하게 되는데 박중훈에게 출연제의를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농담을 던졌고 개막작 <도플갱어>를 폐막작이라고 거듭 잘못 소개했던 박중훈은 “제가 폐가 많았습니다. 이런 패가망신이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삽시간에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한편 개막작 <도플갱어>의 상영 때는 초반 5분간 한글자막이 나오지 않아 객석이 술렁대기도 했다.

61개국에서 날아온 243편의 영화가 선보이게 될 이번 영화제는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터> <무빙 픽처스>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의 유수의 영화전문지들에 의해 다루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더욱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올해는 그간 ‘게릴라영화제’라고 불릴 정도로 상영관의 변동을 떠안아야 했던 이 영화제가 그 거점을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옮겨온 첫해다. 상영은 해운대역에 위치한 메가박스 10개관을 중심으로 부산극장 등 남포동 6개관에서 이루어지며 해운대의 스펀지, 파라다이스 호텔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치러질 예정이다. 부산=백은하 luc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