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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Choice 2] <털시 루퍼의 여행가방(The Tulse Luper Suitcases)>
2003-10-06

월드 시네마/ 영국, 네덜란드/ 2003년/ 123분/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 오후 2시 부산3관

아마도 이 영화의 이미지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보기 위해서는 천개의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총아홉개의 에피소드, 92개의 여행가방에 대한 내용을 ‘삼부작’으로 만들 예정인 <털시 루퍼의 여행가방> 시리즈 중 이 영화는 일단 세개의 에피소드를 먼저 선보인다. 영화의 주인공인 작가이자 프로젝트 기획자 털시 루퍼의 이야기는 1928년 우라늄 개발 시기에서 시작하여, 1989년 베를린 장벽 때까지 이어진다. 털시 루퍼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총 16곳의 감옥에 갇힌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10살 때 웨일스 감옥에 갇히고, 유타에서 미국계 독일 가족들에게 갇히고,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의 안트워프역 호텔 목욕실에 갇힌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DVD와 인터넷, 회화와 문자의 현란한 총집합으로 꾸밀 거대한 시리즈의 신호탄이라는 점이다. <필로우 북>(1997)에서 시작한 피터 그리너웨이식 이미지 오디세이는 드디어 팽창의 지점에 도달했고, 관객은 그 수많은 이미지들과 눈씨름을 해야 한다. 피터 그리너웨이는 멀티 이미지들로 스크린을 채우고, 모자이크를 만들면서 영화의 태생을 돌아보고 미래를 점친다. 때문에 이 영화의 의미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피터 그리너웨이는 삼부작 중 한 편을 만들었을 뿐이고, 누구도 감히 다루려 시도하지 않았던 미래의 이미지들에 대해 상상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이렇게 끝난다. To be Continued….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