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천애> 감독 유릭와이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근미래에 관한 우울한 서정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지하전영 감독 유릭 와이의 두 번째 장편영화 <명일천애>는 생동하는 정신에 테크놀러지가 뒤따를 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 중 하나이다. 유릭와이는 “중국인이 아니라, 아시아인에 대한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한다. 동아시아의 근미래, 독재자의 지배와 파멸을 겪으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다루면서 중국의 미래이기보다 아시아의 미래를 상상한다.

그것도 아주 우울하고 쓸쓸하게. “아시아의 발전이란 경제적으로는 성장인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반대라고 본다. 너무 황폐해진 정신상태때문에 오히려 중세적인 야만성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유릭와이는 웃으면서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가 나오는 것은 방법이 없는데서 오는 어떤 무기력함때문이다.

내 영화속의 인물들이 유랑을 하는 것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통해 한 번도 어떤 해결책을 제시한 적은 없다. 지금 아시아인의 최대 위기는 정체성의 불확실성이다.” 유릭와이는 이렇게도 말한다. “아마도 미래가 되면 남한, 북한, 일본, 중국하는 식의 구분은 사라질 것이다. 이번 영화에 한국인 배우 조용원이 출연하고, 북한의 50년대 가수 김영자의 노래가 삽입되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런 그에게 테크놀러지는 미래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무기였다. “<명일천애>는 HD카메라로 찍어서 35mm로 키네스코핑한 영화이다. 예상외로 최신의 기술인 디지털을 사용하면 오히려 낡은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황폐화된 배경을 위해 CG작업을 많이 하면서 그런 느낌을 살렸다. 나는 촬영기사 출신이고 HD를 능숙하게 다루기 때문에 원하는 이미지를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그래서 HD를 선호한다. 그것은 나의 영화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하지만 <명일천애>는 특수효과에 의존하는 헐리웃 영화와는 다른 종류의 이미지를 창조한다. 유릭와이는 “알파빌을 만든 장 뤽 고다르도 현실의 문제를 미래에 투영시켜 만들었다. 거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명일천애>는 “80만불정도”의 예산이 쓰였다고 한다. 갑자기 끼어든 걱정. 혹시 그가 테크놀러지와 스케일의 유혹에 걸려들지는 않을까? 그러나 유릭와이는 잘라 말한다. “지하전영이란 말이 독립영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나 역시 여전히 독립영화인이다. 정신은 돈의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 이 영화 역시 작은 회사에서 적은 돈으로 시작한 영화이다. 돈과 상관없이 정신은 풍족할 수 있다.” 정신(精神)이 아름다운 감독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정한석

Rich mind can exist without money

<All Tomorrow\'s Party>, the second film by Chinese underground filmmaker Lik-wai YU, is a gloomy poem about the near future, composed with light and darkness. It is an answer to what happens when a lively mind is followed by the technology. YU, whose intention was "to make a film about Asia, not just China," portrays near future Asia in its most gloomy and lonesome way. It is a place where people have to endure the power and the collapse of a dictator. "Economically, prosperity in Asia means growth, but, psychologically, it means the opposite. Due to devastated mental condition, people are reverting to the savageness of medieval times." Therefore YU cannot keep a positive vision about the future. "My dystopian image of the future derives from the enervation, that is created by the non-existence of a system. In the future, the classification, such as South Korea, North Korea, Japan and China, will no longer exist."

However, to YU, technology is also a tool that provides him with the image of the future. " is a kinescope, originally shot with HD camera. Surprisingly, the most high tech digital medium can create the most worn-out images. CG was used to created the desolate quality of the film's background. Because I used to be a camera man, I can skillfully manipulate HD cameras and capture exactly what I intended. That's why I prefer using HD cameras. Through them, my films become more exuberant." <All Tomorrow\'s Party> was made with US$ 800,000. When he's asked about the temptation of larger budget and production scale, he flatly answers, "If 'underground films' mean 'independent films,' then I'm still an independent filmmaker. Mind and money are 2 separate issues. This is a film that was started by a small production company with a small budget. And, like I said, rich mind can exist without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