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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독들이여, 넓은 시야를 가져라”
2003-10-07

특별전 갖는 정창화 감독 부산 도착

한국 액션영화의 전설적인 존재 정창화 감독이 돌아왔다. 10월6일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 부산영화제에서의 일정을 시작한 정창화 감독은 “이 자리에 오느라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다”고 말을 꺼낸 뒤 감격을 못 이긴 듯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어느날 새벽, 내 회고전을 한다는 전화를 받은 뒤, 믿을 수가 없어 예전에 내가 데리고 있던 김시현 감독에게 전화로 확인을 하기도 했다. 그 소식은 내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켜 생활의 리듬이 깨질 정도였다”고 회고전을 맞은 심정을 피력했다. 이어서 정 감독은 예전 제작자들이 동남아에 판권을 팔 때 원판까지 팔아넘긴 탓에, 이번 회고전에서 <햇빛 쏟아지는 벌판> <지평선> 등 본인이 아끼는 작품을 상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정창화 감독은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액션영화에 대한) 편견을 감수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지만 세대교체를 주장한 뒤 주위의 미움을 샀고, 그즈음 쇼브라더스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홍콩으로 향했다. 그는 “홍콩에서 일을 시작할 무렵에는 호금전과 장철 등의 무협영화가 유행 중이었고, 현대 액션물은 거의 없었다. 홍콩서 만든 첫 작품은 현대 액션물인 <천면마녀>였는데, 이 때 쇼브라더스는 전속 감독들을 매일같이 시사실에 모아놓고 내 영화를 보게 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오우삼이나 젊은 감독들이 많이 나왔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거주지 인근에 한국 비디오 대여점이 없어 최근의 한국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각종 매스컴을 통해 한국영화의 약진을 확인한다며, “젊은 감독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우물에 머물지 말고 세계인을 상대로 보다 넓은 시야에서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