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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Choice 1] <몽상가들(Dreamers)>
2003-10-07

월드 시네마/ 영국,이탈리아,프랑스 / 2003년/ 115분

감독 베르나로드 베르톨루치/ 오후 8시 대영시네마

소년들과 소녀가 게임을 한다. “자, 맞춰봐, 이게 어떤 영화에서 나온 장면인지” “뭐더라… 아, 맞아! <스카페이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이후 30년 만에 파리로 향수 어린 귀환을 결심한 <몽상가들>은 영화가 인생이고, 모든것이었던 시절의 파리에 대한, 영화에 대한 영화다. 배우들의 과감한 정면전라로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공개전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몽상가>들은 다시 한번 에로시티즘과 정치가 산란하게 한배를 탄다.

누벨바그의 물결이 쓸고 간 파리, “오로지 프랑스영화만이 힘을 가졌던 시절”, 미국을 떠나 파리의 시네마테크에 기거하던 미국인 매튜(마이클 피트)는 독특한 분위기의 프랑스 남매 이자벨(에바 그린)과 테오(루이스 가렐)를 만나게 된다. 발랄한 이자벨과 내성적인 테오는 묘한 근친관계에 놓여있을 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집착으로 뭉쳐진 쌍둥이 남매. “난 절대로 안자랄꺼야” 몸은 성인들의 행위를 흉내내지만 이들의 정신은 여전히 영화를 양수삼아 태반안에서 등을 맞댄 채 성장을 거부한다. 이들 남매와 급속도로 가까워진 매튜는 부모가 집을 비운 몇일간,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정말 너는 채플린이 키튼보다 휼륭하다고 생각하는거야?” “고다르가 니콜라스 레이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그들의 대화속에는 <쥴 앤 짐>이, <네멋대로 해라>가, 고다르가 트뤼포가 브레송이 시시각각 등장하며 마법같은 영화의 순간을 재현하고 추억하고 곱씹는다.

“혁명을 생각할때면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슬로건을 내 걸었던 파리의 ‘68혁명’은 정치와 섹슈얼리즘의 능선을 넘어온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대로 다가왔음이 분명하다. 키스를 나누는 매튜와 이자벨의 뒤에선 혁명의 순간들이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창문 밖 세상이 혼란스러워 질수록 혁명의 거리를 등지고, 자신들만의 아파트로, 결국은 그안에 다시 텐트를 치고 안으로만 파고들었던 이들은 발가벗은 채 동침하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부모에게 들키자 가스를 틀고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혁명의 무리 중 누군가 창문으로 던진 돌에 그들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반대편으로 넘는다. 그렇게 개인의 해방과 사회적 해방이 병행되었던 이 혁명의 포효속에서 소년과 소녀는 ‘꿈’을 깨고, 창문을 깨고 거리로 달려간다. ‘몽상가’들의 꿈은 그렇게 파괴되는 동시에 안온하게 박제되는 것이다.백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