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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남북을 가르고 형제를 죽인다,<태극기 휘날리며> 촬영현장
박은영 2003-10-28

“거기 위험한 거 알지?” 원빈에게 멈춰서야 할 위치를 재차 확인시키던 강제규 감독이 폭발 장소 근처에 바싹 다가선 취재진에게 겁을 한번 준다. 촬영현장에서 정가이버 또는 회장님으로 불리며 특수효과를 맡고 있는 정도안 기사 또한 연신 뒤를 돌아보며 “뒤에 사람 없어야 돼!”라며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대좌(최민식)를 발견한 진태(장동건)가 무리하게 인민군 무리를 뒤쫒자 이를 만류하기 위해 진석(원빈)과 영만(공형진)이 진태를 뒤따르는 장면이 이날 마지막 촬영 분량. 새카만 산사람이 다 된 홍경표 촬영감독은 리허설 도중 스탭의 실수로 카메라에 얼굴을 눌렸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촬영 신호가 나자 카메라를 어깨에 견착한 채 이동하는 레일 위에 몸을 눕힌다. 드디어 슛. 진태와 진석 형제가 속한 소대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후진하는 카메라를 지나 빠져나가자 도폭선(기다란 선 모양의 폭발물)을 장착한 유리창이 굉음을 울리며 깨져나가는 동시에 한채의 건물이 엄청난 화염을 내뿜었다.

이날 <태극기 휘날리며>가 공개한 평양시가지 전투장면은 한 동료의 죽음으로 인해 진태와 진석 형제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점화화는 계기. 동생을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전쟁광이 되어가는 형과 눈빛이 달라져버린 형이 원망스러운 동생은 이때부터 비극적인 운명의 행로를 걷게 된다. 순제작비 145억원을 들인 초대형 프로젝트 <태극기 휘날리며>는 10월28일쯤이면 9개월 동안의 촬영을 끝낼 예정. 내년 설에 개봉한다. 경남 합천=사진 이혜정·글 이영진

♣ 경상남도 합천의 2만여평 부지에 마련된 평양시가지 세트. 극장, 병원, 미용실, 선술집 등을 재현한 50채의 구조물 외에도 삐라, 현수막, 벽보 등이 당시 분위기를 돋운다. 신보경 프로덕션디자이너는 “종로 거리가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인 모양새라면 평양은 수직과 수평이 교차하는 남성적 공간”이라고 컨셉을 설명했다.(왼쪽사진)

♣ “형이 나설 일이 아니야.” 진태를 만류하는 진석의 리허설 장면. (오른쪽 사진)

♣ 남한군이 평양을 진격하는 군중신을 찍은 다음 모니터 앞에 몰려든 강제규 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정두홍 무술감독(왼쪾사진 - 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오른쪽으로 순서대로).

♣ “NG는 없다!”표정과 시선은 제각각이지만, 품고 있는 생각은 단 하나.(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