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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TV] 메멘토
권은주 2003-11-19

Memento, 2000년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출연 가이 피어스 KBS2 11월22일(토) 밤 10시50분

흥미로운 구성의 범죄스릴러. 몇분 이상 기억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기억상실증 환자 레너드. 그가 기억하는 것은 세 가지뿐이다. 자신의 이름, 아내가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이 존 G라는 사내라는 것이다. 자신이 전직 보험 수사관이라는 것도 타인에 의해 기억하는 정보이다.

이 증상은 아내가 살해당한 날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심지어 문신도 그렇다. 몸에 새겨진 글자들이 기억을 지탱해주고 있다. 필름누아르의 현대적 변형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메멘토>는 심오한 해석이 요구되는 난해한 예술영화가 아니다. 복잡한 퍼즐일 뿐이다. 두뇌게임을 싫어하지 않는 관객에게 <메멘토>는 올해 최고의 오락영화가 될 자질이 있다. 창의적이고 정교한 구성에다 가이 피어스의 자로 잰 듯한 연기와 불안과 강박증을 실은 카메라워크도 일품이다. 제작비 500만달러에 미국에서만 7월까지 2400만달러의 극장수익을 이미 올렸고, IMDB의 네티즌 평점은 10점 만점에 8.9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늘 작가주의 편에 서진 않지만, 멍청한 대작도 싫어하는 네티즌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총명한 대중영화가 <메멘토>다. - 씨네21 316호 리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