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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죽거나 까무러치거나, <서바이벌 게임>

참내, 살아가는 것이 뭘까. 생존 경쟁이거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기 십상이다. 문승욱 감독의 <서바이벌 게임>(DV 6mm/ 2003년)은 그런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리만치 참혹하게 그려낸다. 현성과 그 선배들은 식당에서 진탕 술을 먹는다. 그리고 지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식당 종업원과 말도 안 되는 싸움을 벌인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상이 반복되는 게 현실이고, 그런 현실은 한마디로 개판이다.

증권중개사인 현성은 일이 잘 안 풀리자, 친구가 있는 서바이벌 게임장에 간다. 우연히 게임에 참여하게 된 그는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게임이 진짜 전쟁터처럼 변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사실 살아가는 게 곧 전쟁터가 아닌가? 게임인지 현실인지, 삶의 현장인지 전쟁터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우리 사회의 모든 일들이 그렇다. 한치의 여유도 없이 옥죄어오는 현실은 숨막힐 지경이다.

문승욱 감독은 그런 현대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술자리의 다툼과 서바이벌 게임 그리고 디지털의 핸드헬드 카메라 안에 담아내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긴장 속에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서바이벌 게임에 비유한 것은 진부하지만, 화면에는 냉혹한 현실만큼 비장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것을 표현하는 장현성의 연기는 뛰어나고, 작품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디지털의 장점을 한껏 발휘한 이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중 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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