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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
2003-11-21

12월 5일 일본에서 개봉될(한국은 내년 1월 9일)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가 20일 도쿄에서 톰 크루즈를 비롯한 제작진 기자회견과 특별시사회를 마련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에드워드 즈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지만 무대는 메이지(明治) 천황이 바쿠후(幕府) 권력을 누르고 열도의 지배자로 나선 1870년대 일본.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군대를 총포로 무장하고 사농공상(士農工商)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폐도령(廢刀令)을 내려 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금지하자 사무라이(侍)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영화 속에서도 사무라이들이 거리에서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촌마게(일본식 상투)를 잘리자 오열하는 대목이 나온다.

줄거리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용기와 희생, 명예 등 군인의 덕목이 사라지자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은 실의에 빠져 술로 세월을 보낸다. 그런 그에게 일본 고위관료 오무라가 천황군 교관으로 일해줄 것을 제안한다.

1876년 일본으로 건너온 네이든은 사격술 등을 가르치며 천황군의 근대화에 힘쓴다. 그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무라는 메이지 유신에 끝까지 저항하던 무사집단 가쓰모토 부대를 공격할 것을 명령한다. 네이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동한 천황군은 가쓰모토 부대에 궤멸되고 네이든은 가쓰모토 부대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네이든은 무사정신에 매료된다.

한편 가쓰모토는 천황에게 전가(傳家)의 보검을 바치며 무사정신을 지켜줄 것을 간청하나 오무라를 비롯한 측근 들의 방해로 자결을 명령받는다. 이때 네이든은 가쓰모토의 부하들과 함께 궁성을 습격해 옥에 갇힌 가쓰모토를 구출해낸 뒤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오다 노부나가 역을 단골로 맡아온 와타나베 겐을 비롯해 사나다 히로유키 등 일본의 인기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총포로 무장한 천황군과 칼과 활을 앞세운 사무라이들의 전투 모습이 장관이며 톰 크루즈의 검술 솜씨와 일본어 실력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음악은 거장 한스 짐머가 맡았다.

첫 촬영은 일본의 전통마을 히메리의 엔교지 신사(神祠)에서 이뤄졌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뉴질랜드의 뉴플리머스에서 찍었다. 일본에는 19세기 자연경관이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어 같은 화산지대여서 경치가 비슷한 뉴질랜드를 택했다.

남북전쟁과 사무라이 최후의 전투인 세이난(西南)전쟁(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와는 일치하지 않는다)을 대비시켜 상무(尙武) 정신을 부각시킨 시도가 흥미롭지만 사무라이 정신을 지나치게 미화해 한국 관객에게는 거부감을 살 만하다.

미국의 도움으로 신식 병기로 무장한 일본이 미국에게 당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군함을 앞세워 개항을 요구하고 결국 한반도를 병탄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네이든 대위에게도 쉽사리 호감을 갖기 어렵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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