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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털어라,<범죄의 재구성> 촬영현장
정진환 2003-12-02

누구에게나 궁극의 목표가 있을 거다. 영화감독에겐 칸영화제, 물리학자에겐 노벨상, 축구선수는 월드컵이 그에 해당될 것. 그럼, ‘주둥이’ 하나로 일확천금을 획득해야 하는 사기꾼들에게 궁극의 목표는 무엇이 될까. 모르긴 몰라도 한국은행이 맞지 않겠나. <범죄의 재구성>은 한국은행의 금고 안에 고이 모셔놓은 엄청난 현금을 꿀꺽 삼키려는 5인조 사기단에 관한 이야기다.

이 초대형 사기 프로젝트의 발안자는 최창혁(박신양)이고, 전반적인 계획을 작성하고 팀워크를 관리하는 리더는 사기계의 베테랑 김 선생(백윤식)이다. 여기에 얼매(이문식), 제비(박원상), 휘발류(김상호)가 팀원으로 참여하며, 팜므파탈 기질이 농후한 김 선생의 정부 인경(염정아)도 ‘옵서버’로 가담한다.

서울종합촬영소에 차려진 <범죄의 재구성> 세트장에서도 이들이 풍기는 ‘사기의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이날 촬영한 장면은 김 선생의 차고 안에서 이들 5인조가 처음으로 모이는 모습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가운데, 5인조는 팀워크를 맞추는 것 같았다. 분장 탓에 모두 ‘작업’ 중인 사기꾼 같았지만, 그중에도 <파랑새는 없다> 등에서 사기꾼 이미지를 쌓았던 백윤식의 모습은 으뜸이었다. 영화아카데미 15기 출신으로 임상수 감독의 <눈물> 연출부를 거친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은 내년 1월 중순까지 촬영을 마치고 4월 말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글 정진환

♣ “박신양 선배, 이렇게….” 최동훈 감독은 연기자들에게 예의 바른 태도를 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만큼은 단호하게 주장했다.(왼쪽사진)♣ “어디 보자~.” 평소에도 음악에 관심이 많은 박신양은 틈만 나면 소품으로 준비된 LP를 들춰보곤 했다.(오른쪽 사진)

♣ “X새끼, 형님한테도 인사를 해야지.” “나이가 내가 두살 많은디?” 얼매와 제비 사이에 긴장이 감돈다. 사기계에도 서열이 있겠지만, 김 선생을 제외한 4명은 서로를 견제하며 의심하는 모습이었다.(왼쪽 사진)♣ 사기계의 전설적인 인물 김 선생을 연기하는 백윤식은 캐릭터와 절묘한 궁합을 이루고 있었다. 감독의 “슛” 사인만 나면, 그는 평상시의 근엄한 모습을 숨겨둔 채 능청맞은 사기계의 원로로 변신했다.(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