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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붉은 돼지>
2003-12-10

오는 19일 국내 극장가에 상륙하는 <붉은 돼지>(紅の豚)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1992년작. <미래소년 코난>, <바람계곡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이어지는 미야자키의 필모그래피에서 <붉은 돼지>의 존재는 도드라진다.

그의 등록상표와도 같은 자연주의 대신 무정부주의와 반파시즘을 내세우고 있으며 일본이 아닌 1920년대 지중해를 무대로 삼아 이색적이다. 그러나 뚜렷한 악역이 없다는 설정이라든지 화해와 평화를 추구한다는 기조는 유지된다.

주인공은 1차대전(1914∼1918) 당시 이탈리아 공군 비행사로 복무하며 빛나는 전공을 세웠다가 전쟁의 무상함을 깨닫고 스스로 마법을 걸어 돼지가 된 포르코 로소. 이제는 아드리아 해 무인도에 은신처를 마련해놓고 붉은 비행정을 몰며 공적(空賊ㆍ하늘의 해적)을 소탕하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 도입부에서도 포르코는 유람선을 습격해 돈을 털고 어린이들을 인질로 삼은 공적을 멋지게 물리치고 어린이들을 구출해내 영웅이 된다. 공적들은 포르코 때문에 모처럼 노린 `한탕'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자 미국인 비행사 커티스를 고용한다.

커티스와의 대결로 비행정이 심하게 파손되자 포르코는 밀라노에 자리잡은 피콜로의 수리공장을 찾았다가 피콜로의 손녀 피오의 도움으로 한층 기능이 강화된 비행정을 갖게 된다. 피오와 함께 은신처를 찾은 피콜로는 공적들에게 붙잡힌 뒤 피오를 걸고 커티스와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역사적 사실과는 동떨어진 만화적 설정이기는 하나 1차대전 당시 오스트리아ㆍ독일ㆍ터키 등 동맹국에 맞서 영국ㆍ프랑스ㆍ러시아 등과 함께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리했던 이탈리아 공군의 자부심이 배어 있으며 1차대전 직후 부국으로 떠오른 미국에 대한 시샘도 깔려 흥미롭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중전이 첨단 특수효과를 동원한 3D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박진감 넘친다. 상영시간 93분, 전체관람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