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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우르르’ 몰려오네
김도형 2003-12-26

금단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일본드라마가 새해 벽두부터 한꺼번에 몰려온다. 내년 1월1일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함께 오시엔, 엠비시 드라마넷, 에스비에스 드라마플러스, 홈시지브이 등 유료채널을 통해 12살 이상 시청가 등급의 일본 드라마가 한국어 자막방송으로 일제히 방영된다. 이번에 방영되는 일본 드라마는 대부분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올렸던 트렌디물이다.

오시엔은 내년 1월 5일부터 <퍼스트 러브>를 월~목요일 오전 11시(재방송 당일 저녁 8시) 방송하는 데 이어 22일부터 <한 여름의 메리크리스마스>를 내보낸다. 45분짜리 11부작인 이들 드라마는 일본티비에스(도쿄티브이)가 제작한 미니시리즈로 일본에서 여성, 특히 주부에서 인기를 얻었다. 2002년 방영된 <퍼스트 러브>는 교사와 학생이란 신분으로 만나 첫사랑을 느낀 두 남녀가 자신의 감정을 숨긴채 헤어졌다 5년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본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일본의 전지현으로 비견되는 아이돌 스타 후카다 교코(23)와 천의 얼굴을 가진 중견배우 와타베 아츠로(37)가 각각 남녀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후카다 교쿄는 국내에서도 방영된 한일합작드라마 <프렌즈>에서 원빈과 함께 주연을 맡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2000년작 <한 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는 외딴 섬 타케토미를 배경으로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4명의 젊은이들이 18년만에 해후하면서 펼쳐지는 사랑과 미움, 질투와 우정을 다룬 드라마다. 반항적이고 고독한 이미지로 일본 여성팬을 사로잡고 있는 타케노우치 유타카는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냉정과 열정사이>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우로 국내에 인터넷 팬카페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나카타니 미키는 공포영화 <링> <라센> 등에서 주연을 맡아 일본에서 21세기를 빛낸 여배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문화방송 드라마넷도 <야마토 나데시코>(내년 1월5일 첫방 월~화) <도쿄 러브스토리>(7일 첫방 수~목) <춤추는 대수사선>(8일 첫방 금) 등 일본 후지텔레비전에서 제작한 화제작 3편을 내년 1월5일부터 밤 11시에 집중편성했다. 2000년작 <야마토 나데시코>는 올해 에스비에스가 김희선과 고수 주연으로 방영했던 <요조숙녀>의 원작으로 일본에서는 3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91년 1월 만화를 원작으로 방영된 <도쿄 러브스토리>는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일본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로 꼽히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최수종 최진실 주연으로 방영된 <질투>가 이 드라마를 베꼈다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오브커즈의 보컬리스트 오다 카즈마사가 부른 <러브스토리는 갑자기>는 250만장이나 팔렸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이제 막 형사가 된 청년 아오시마를 주인공으로 형사를 영웅으로 만들지 않고 형사란 직업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로서 눈물과 웃음, 사랑이 함께 어울린 휴먼 직장 드라마다. 영화로도 1·2편이 제작돼 많은 관객을 모았다. 문화방송 드라마넷은 이후 등을 방송할 예정이다.

에스비에스 드라마플러스는 내년 1월6일부터 일본 엔티브이(니혼티브이)제작 11부작 미니시리즈 <골든볼>을 주 2회 방영할 예정이다. 영화 <중경삼림> <친니친니>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금성무가 주연을 맡았다. 에스비에스 드라마플러스는 이외 <고쿠센> <별의 금화> <푸드 파이트> <이상적 결혼> 등 엔티브이 제작 드라마 6개에 대해서도 방영 판권을 구입해 놓고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순차적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홈 시지브이에서도 내년 초부터 일본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칩 러브>, <런치의 여왕> 등과 같은 트렌디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다. <칩 러브>는 신분차가 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멜로물이며, <런치의 여왕>은 남자들이 경영하는 한 레스토랑에 미모의 여인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러브 스토리로 2002 후지 텔레비전의 히트작이다. 국내 시청자들이 일본 드라마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예상이 엇갈린다. 박선진 오시엔 편성팀장은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편한 작품과 여성에게 인기 있는 작품을 고른 데다 같은 동양권 작품이어서 다른 외화보다는 시청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철 문화방송 드라마넷 편성팀장은 “전략적인 편성보다 시험 편성 의미가 강하며 반응에 대해선 반신반의 상태다. 국내 드라마보다 강점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드라마의 경우 전부 사전제작된 데다 전체 길이가 11부작이 넘지 않는 등 한국보다는 선진적인 제작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져 시청률만 높으면 마구잡이로 늘리고 원고가 촬영 1주일 사이에 겨우 나오는 국내의 날림 제작환경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