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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심동체, <붙어야 산다>
김현정 2004-01-06

패럴리 형제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힘든 분장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킹핀>의 우디 해럴슨은 한쪽에 의수를 달았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기네스 팰트로는 몸무게 300파운드인 여자가 되었다. 그 때문에 특수 메이크업 분장사 토드 가드너는 오랫동안 패럴리 형제와 함께 일해왔다. 그런 가드너조차 <붙어야 산다>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영화였다고 말한다. 두 배우를 하나로 묶으면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밥(맷 데이먼)과 월터(그렉 키니어)는 엉덩이가 붙어 있는 채 태어난 쌍둥이다. 밥이 간 하나의 9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월터는 밥보다 빨리 늙어간다. 하나보다는 둘이 나아서, 형제는 야구와 풋볼, 테니스, 하키 경기장을 휩쓸고 마을에서 가장 인기있는 패스트푸드 식당도 운영한다. 손 네개로 3분 안에 햄버거를 내놓는 이들을 누가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평화로운 생활은 32년 동안만 지속된다. 배우가 되고 싶어했던 월터는 밥보다 먼저 죽을 자신의 운명을 절감하면서 할리우드로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얌전하고 내성적인 밥은 한몸인 형제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에 도착한 형제는 포르노영화에 출연할 위기도 겪지만, 우연히 셰어를 만나 TV시리즈 스타로 떠오른다.

패럴리 형제는 이 영화를 13년 동안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장애를 지닌 주인공에게 섣불리 카메라를 들이댈 제작자도 없었고, 파트너와 석달 동안 묶여 있는 불편을 감수할 배우도 찾지 못했다. 이들이 맷 데이먼을 데려올 수 있었던 건 피터가 데이먼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개그쇼를 벌였기 때문. 감동한 데이먼은 패럴리 형제의 오랜 친구인 그렉 키니어와 짝을 이루어 이 따스한 코미디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장면은 월터가 메릴 스트립과 공연하는 <뮤지컬: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다. 원래 안무가였던 <워크 투 리멤버>의 감독 애덤 솅크먼이 이 난해한 시퀀스를 안무하고 연출했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