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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신랑입니다, 멋진가요? - <어린 신부> 촬영현장
오계옥 2004-01-26

17살 고딩 보은(문근영)과 24살 대학생 상민(김래원)의 좌충우돌 티격태격 결혼 이야기. 집안 대대로 내려온 약속 때문에 결혼한다는 다소 황당한 스타트를 한 뒤 해피한 엔딩을 장식할 영화 <어린 신부>는 가족을 모티브로 삼은 한국적 코믹멜로영화다.

새해 들어 처음 내리는 눈발이 점점 커져가던 늦은 오후, 화곡동에 자리한 경복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실내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난 네가 싫어. 나도 정우 오빠를 좋아한단 말야” 하는 보은의 친한 친구인 혜원(신세경)의 대사가 쥐죽은 듯 고요한 실내체육관을 가득 울리며 문근영의 난감한 얼굴이 카메라에 만족스럽게 잡힌다. 유부녀임을 숨기고 평소 흠모해왔던 정우 오빠와 사귀는 보은을 혜원이 질투하는 장면이다. 곧 김호준 감독의 “컷!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숨죽이며 멈췄던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감독은 현장편집하는 컴퓨터 앞으로, 스탭들은 다음 신 준비하러 각자의 위치로. 문근영은 특유의 발랄한 에너지를 전파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뛰어다닌다.

체육관 한켠에서 농구연습을 하던 김래원이 “자 이제 골인하면 돼. 한번이면 되나?”라는 감독의 말에 “저 3년 만에 농구공 잡아봤어요. 자신없는데요”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카메라가 돌아가자 단 두번 만에 멋지게 골인을 시킨다. 겉으론 바람둥이처럼 보이나 실은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남자다운 상민의 캐릭터에 애착이 많이 간다는 김래원은 촬영이 끝나가면서 무척 아쉬워했다. 심지어 현장에 오면 행복했었다고.

▲촬영용 밑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 문근영. 하다보니 너무 재밌다고.

영화 <편지> <산책>의 조감독이었던 김호준 감독은 <어린 신부>를 인위적인 요소가 배제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또 배우 몰입도와 스탭 참여도가 높아 생각한 대로 그림이 잘 나왔다며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크랭크업을 코앞에 두고 이제 마지막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어린 신부>는 (주)컬처캡미디어의 작품으로 3월 초쯤이면 그 베일을 벗고 보은과 상민 부부의 알콩달콩한 결혼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글 오계옥

▲ 두 주연배우들의 즐거운 한때. 실제로도 여동생이 있다는 김래원은 문근영이 마치 친동생처럼 귀엽다고. (왼쪽 사진)

▲ “이렇게 내가 툭 치면 그 다음에 네가 반응을 보여야지. 너무 빨랐어.” 신세경에게 친절한 연기지도를 하는 김래원. (가운데 사진)

▲ “아휴 이 커다란 천에 그림을 다 그리라구∼.” 난감해하는 문근영. (오른쪽 사진)

▲ 배우들에게 한두 마디 툭 던져주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는 김호준 감독. (왼쪽 사진)

▲ 신나야 할 체육시간. 보은과 혜원은 심각하다. 학교의 킹카 정우 오빠를 사이에 두고 보은과 혜원이 갈등을 보이는 장면. (오른쪽 사진)

▲ “아니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그렇지. 그래 바로 거기야.” 촬영지점을 정해주는 서정민 촬영감독의 말에 “예” 하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문근영. (왼쪽 사진)

▲ 오케이 사인이 나자 얼른 컴퓨터 앞으로 집결해 꼼꼼히 체크하는 두 배우. (가운데 사진)

▲ 하하호호. 현장에서 사귄 친구들과 한 게임하며 즐거워하는 문근영.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