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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미궁에 빠지다, <거미숲> 촬영현장
이혜정 2004-02-02

기억되지 못한 영혼들이 머무는 숲, 거미숲.

거미숲에 관한 제보를 받고 취재를 떠난 <미스터리 극장> 강민 PD. 다음날 그는 심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된다. 혼수상태에서 14일 만에 깨어난 그는 거미숲에 두 사람의 시체가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내뱉는다. 이 소식을 들은 그의 친구 최 형사는 거미숲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그의 진술대로 살해당한 지 오래된 듯 부패한 상태로 남아 있는 남녀 시체 두구를 발견한다. 그런데 죽은 여자, 즉 방송사 리포터 황수영과 강민과의 내연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강민은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떠오른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 형사와 함께 알리바이를 되짚어가는 강민.

강민에게 거미숲에 관한 제보를 했던 여인을 찾는 것으로 수사는 좁혀지고 그는 취재과정에서 들었던 거미숲의 전설에 관한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거미숲의 비밀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미로에 갇힌 듯 더욱 큰 혼란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영화 <거미숲>(제작 오크필름, 감독 송일곤)의 60%는 숲을 무대로 한다. 실제로 강민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 살인사건의 현장, ‘거미숲속의 별장’은 전라도 순천 조계산 선암사 부근의 50년 된 전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오픈 세트로 지어졌다. 30∼40m 길이의 전나무들에 둘러싸인 별장은 사람의 발길로부터 차단된 채 갇혀 있는 공간인 듯 영화의 비밀스러움과 미스터리함을 더해주고 있다.

순천=사진·글 이혜정

♠ 혼자서 80% 이상 영화를 끌고가야 하는 강민 역의 감우성은 미소 대신 늘 그늘진 표정을 지었다. (왼쪽 사진)

♠ 시각적 잔인함은 이미 많은 호러영화에서 익숙하지만 <거미숲>에서는 송일곤 감독만의 독특한 시각에 의한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른쪽 사진)

♠ 송일곤 감독에게 숲은 낮에는 아름답지만 밤에는 무섭고 미스터리하기만 하다. (왼쪽 사진) ♠ 순천 조계산 숲속의 촬영은 쉽지만은 않았다. 두달여 동안 이 숲속에서 계속된 촬영은 스탭들을 지치게 했다.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