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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충무로] 롯데시네마, 투자·배급업 진출
박혜명 2004-02-17

멀티플렉스 체인 바탕으로, 첫 배급작품은 <나두야 간다>

멀티플렉스 체인을 바탕으로 힘을 비축해온 롯데시네마(대표 김광섭)가 투자·배급사로 거듭난다. 화이트 리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정준호, 손창민 주연의 코미디영화 <나두야 간다>(5월 개봉예정)를 첫 배급작품으로 낙점한 롯데시네마는 올해 상반기 라인업에 3∼4편의 영화를 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극장 사업을 하면서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매번 느꼈는데 이젠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투자·배급업 진출의 배경을 밝혔다.

롯데시네마의 이같은 행보는 시기가 늦춰졌을 뿐 이미 영화계에서는 예견됐던 일이다. 롯데그룹 내 유통 및 서비스 관련 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광섭 대표가 지난해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한 이후 롯데시네마는 물밑에서 영화제작 및 배급팀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넥서스 펀드 결성에 참여했던 롯데시네마는 올 상반기 안으로 1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등 라인업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사표를 던졌지만 롯데시네마쪽은 큰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화팀 김범식 팀장은 “그룹 내부에서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요 제작사들이 대부분 기존의 배급사들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인데 초기 진입부터 의욕을 부린다고 뜻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감도 없지 않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멀티플렉스 체인을 통해 80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고, 영업이익만 180억원에 이른다. “내년에 서울만 해도 다섯곳에 롯데시네마의 멀티플렉스가 들어선다”는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은 광대한 멀티플렉스 체인을 바탕으로 배급시장 안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제작사 입장에선 투자 및 배급 파트너가 늘어난 것이니 좋은 일. 하지만 CJ-CGV, 미디어플렉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체인을 바탕으로 한 극장가 신경전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