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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30년, 다양한 인간군상, <불꽃>
이승훈( PD) 2004-02-26

1975년 컬러 100분

감독 유현목

출연 하명중, 김진규, 고은아, 강민호

EBS 2월29일(일) 밤 11시

제14회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미술상, 조명상

제22회 아시아영화제 출품

유현목 회고전의 마지막 방영작은 유현목의 1970년대 ‘반공영화’ <불꽃>이다. 이 작품은 이만희 감독의 <싸리골의 신화>(1967)나 임권택 감독의 <깃발 없는 기수>(1979) 등의 원작자로 알려진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선우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70년대 수작으로 꼽히는 영화 가운데 하나이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의 30년간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지식인 현(하명중)은 친구였던 인민군 연호(강민호)에게 쫓겨 동굴로 피신했다가 자신의 과거와 아버지를 회상한다. 3·1운동 때 앞장서 만세를 부르다 죽은 아버지는 현에겐 훌륭하고 존경스런 인물이지만, 현실참여에 회의적인 할아버지(김진규)에겐 불효자요 못마땅한 아들이었다. 고교졸업 뒤 현실도피적인 삶을 살던 현은 일본 유학을 떠나지만, 식민지 지식인으로 방황하다 학교를 중퇴하고 돌아온 고향에서 징용에 끌려가 일본군에 입대했다가 연호와 함께 군에서 탈영한다. 또다시 세월이 흘러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북한 인민군 장교가 되어 돌아온 연호와 현의 숙명적 대결로 이어진다.

이 작품은 1970년대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한국 영화계가 거장 유현목의 일필휘지로 일종의 돌파구를 찾았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선우휘의 원작소설이 가진 탄탄한 구성 외에도 배우 하명중의 전성기 때 연기, 그리고 지금은 한국 최고의 촬영감독 중 한명이기도 한 정일성 감독의 영상 등이 모두 어우러진 데 있을 것이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