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파상공격 잇따라
2004-02-27

멜 깁슨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은 25일 북미 개봉 첫날부터 대박조짐을 보였으나 일부 보수 기독교파와 유대인 단체 및영화전문가들로부터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시킨다는 악평을 들었다.

개봉 전부터 주로 유대인들 사이에서 예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려는 악의적 영화라는 논란에 휩쓸렸던 이 영화는 지난 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개봉 첫날 2천36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돼 대박을 예고했다.

그리스정교 수장인 흐리스토둘로스 대주교는 이 영화를 비판, 십자가 처형의 폭력장면들이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그리스의 ANA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극보수파로 알려진 흐리스토둘로스 대주교는 25일 이 영화를 관람한 뒤 "복음서들의 목적은 기독교인들을 선동하는 데 있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리스도께서는 자발적으로 수난을 받아들이신만큼 십자가형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증오심과 분개심을 부추기려는 게 복음서의 목적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감정의 차원에 머문다면 매년 교회가 요구하는만큼의 수난체험 경지에 도달할 수는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영화감독인 프란코 제피렐리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은 유대인들에 대한묘사에서 수세기를 후퇴한 작품이라며 영화애호가들에게 보러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1977년 <나사렛의 예수>란 명작을 직접 만든 제피렐리(81)는 또 깁슨은 피와 유혈싸움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 같다고 말하고 "쏟아진 피가 유대인들의 잘못이라는 것 말고 관람객들 특히 젊은이들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이겠는가"고 반문했다.

유대 극정통당의 당수인 엘리 이샤이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은 이스라엘에서 상영금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내무장관인 이샤이는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의식적 범죄를 다시고발하는 이런 영화가 이스라엘에서 상영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그렇게 하면 이런 위선적 영화를 승인하는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티칸의 한 고위 임원은 유대인들에 대한 묘사와 그 잔혹성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멜 깁슨의 '그리스도의 수난'은 반유대적인 영화라고 믿지 않는다고말했다.

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미디어보좌관인 미국인 대주교 존 폴리는"우리는 예수와 성모와 사도들이 모두 유대인들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내 견해로는 이 영화는 오히려 로마에 대한 반감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진짜로 항의해야 할 사람들은 로마인들"이라고 주장했다.

(로마.아테네.예루살렘.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