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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마야 서울가자> 육상효 감독
2004-03-02

2년 전 <아이언 팜>을 선보였던 육상효(41) 감독이 두 번째 작품 <달마야, 서울 가자>(공동제작 타이거픽처스ㆍ씨네월드)의 메가폰을 잡았다. 단편 <슬픈 열대>와 <터틀넥 스웨터>를 연출하고 <장미빛 인생>, <금홍아 금홍아>, <축제>의 시나리오를 쓴 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해 충무로의 기대주로 각광받아온 감독으로서는 <아이언팜>이 다소 `초라한' 데뷔여서 이번 작품에 거는 각오가 남다르다.

"전편의 인기가 부담이 되기는 했어요. 명색이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인데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도 있었지요. 그런데 훈훈한 웃음과 감동을 주겠다는 기획안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해 연출을 결심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영화를 보면 이해할 겁니다."

오는 7월 개봉을 목표로 지난달 15일 부산 대각사에서 촬영을 시작한 <달마야, 서울 가자>는 2001년 빅히트작 <달마야 놀자>(감독 박철관)의 속편 격. 노스님의 유품을 전하러 서울 도심의 절로 하산했던 승려들이 빚더미에 오른 절을 지키기 위해 건달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산 촬영장에서 만난 육상효 감독은 "배경이 산사에서 도심으로 바뀌어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이라며 벌써부터 흥행 기대에 부푼 듯한 표정이다.

"전편에서도 스님이 주먹을 휘두르고 화투를 치는 등의 `불경스러운' 장면이 등장하지만 불교를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불교계로부터 환영을 받았지요. 이번에는 무대가 도심이다보니 노래하고 술 마시는 장면까지 나옵니다. 절을 지키기 위한 충심에서 할 수 없이 저지르는 일인 데다 마지막에 불교적으로 화해를 이루는 것으로 마무리짓고 있어 스님들도 너그럽게 보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전편의 웃음 포인트는 건달들이 갑자기 달라진 산사 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 이번에는 반대로 승려들이 도심의 문화에 길들여지면서 재미나는 해프닝들을 만들어낸다. 육 감독은 "마천루가 늘어서 있는 서울 테헤란로에 바랑을 메고 걸어가는 스님의 뒷모습이 멋진 그림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육상효 감독은 출연진과도 끈끈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어 촬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최상의 팀워크를 보이고 있다. 전편에서 맏상좌로 등장했던 청명 스님(정진영)은 대학교 같은 학과(서울대 국문과) 1년 후배이고 현각 스님(이원종)은 고등학교(대전 대신고) 2년 후배다. 건달 두목 역의 신현준은 같은 `임권택 사단' 소속이어서 <장군의 아들> 때부터 10년 이상 알고 지내온 사이.

"저는 대학 때 착실하게 공부하는 타입이었는데 진영씨는 학내시위가 있을 때마다 북이나 장구를 두들기던 열혈 청년이었지요. 대신고 출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있는 사람이 몇 안되는데, 저는 대전 양갓집에서 학교를 다녔고 원종씨는 부여에서 통학하던 촌놈이었습니다."

결국은 제 자랑인데도 이를 지켜보는 정진영과 이원종의 눈매에는 따뜻한 미소가 어려 있다. 영화 주역들 사이에 애정이 샘솟다보니 배우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흐르고 스태프들의 손놀림에도 활력이 넘친다.(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