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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 <피아노 선생님> 미하엘 하네케 & 이자벨 위페르
2001-06-01

“메시지가 아닌 문제제기”

감독 미하엘 하네케

영화의 주인공 에리카는 당신의 퇴폐적 상상의 산물 아닌가? 정상적인 삶과 비정상적 삶 사이, 정상적인 여자와 비정상적인 여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에리카는 병든 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그녀는 신경증을 앓고 있지만 환자는 아니다. 에리카는 우리가 속한 세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녀는 바로 우리 세계의 현재 모습이다. 단지, 영화에서 극단적으로 표현되었을 뿐이다. 예외적인 경우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환자는 아닌 것이다. 원작자도 이에 동감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인물은 현대인이 지금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에 따른 결과물이다.

당신이 말하는 사회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사회에 국한되는 것인가? 아니면 일반적 사회를 의미하는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 나타나는 음악과의 연결지점은 오스트리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스트리아는

오랜 음악적 전통을 지닌 나라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문화는 음악적이다. 영화의 원작소설만 봐도 오스트리아 작가가 이런 소설을 쓴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사회를 반영한다고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유럽사회의 반영이라고는 할 수 있다.

에리카가 결국 인생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면 그녀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당신 영화의 메시지는 도대체 무엇인가.

아무 메시지도 없다. 메시지란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 것 아닌가? 나는 그저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문제제기를 하고자 했을 뿐이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영화에 대한 해석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관객이 할 일이다.

여우주연상 이자벨 위페르

당신은 이전에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 <퍼니 게임>의 출연제의를 거절했다. 당시에 거절하고 이번 영화에는 출연한 배경은.

<피아노 선생님>과 <퍼니 게임>은 완전히 다른 영화다. <퍼니 게임>은 픽션과 상상력이 부족해서 소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에 거절했다. 반면 이번 영화에는 소설적 요소, 허구가 들어 있기에 배우의 상상력이 차지할 자리가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내게 주어진 배역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을 표현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영화 개봉시 충격을 예상했는가? 너무 가혹해서 이런 장면은 못 찍겠다고 생각한 그런 장면은 없었나.

개봉시 충격은 이미 예상했다. 가혹성 때문에 못 찍겠다고 생각한 장면은 없었다. 하네케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문제제기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감독이고 영화의 기능이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하는 감독이기에 우려는 없었다. 영화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고서는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다. 감독과 함께 연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지만 불안감을 느낀 적은 없다. 이미 시나리오상에서 어떤 장면을 찍을지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무엇을 표현해야 할지 알았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에리카와 학생의 관계는 강간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에리카에 의해 표현되듯 여성의 볼 권리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영화에서 에리카는 게임의 법칙을 새로 세우려고 한다. 관계에서 지배하는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그녀가 법칙으로 제시하는 것은 ‘보는

것은 그녀’라는 룰이다. 아마 이 법칙을 세울 때만 해도 그녀는 이런 법칙이 수반하는 상처가 그렇게 클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마조히즘의

요소가 있고 에리카가 자신이 원하던 바에 도달하기는 하나 원했던 정도를 지나쳐버린다. 추월당하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이 영화가 남녀관계에서

컨트롤과 그 컨트롤의 상실에 대한 것이라고 느꼈다. 에리카는 컨트롤을 상실하는 걸 원치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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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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