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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판 자유부인,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
박초로미 2004-03-03

1966년 흑백 117분

감독 이성구

출연 김지미, 신성일, 김진규, 윤인자

EBS 3월7일(일) 밤11시

오는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그래서 이번달에는 ‘시대에 따른 영화 속 여성상의 변천’이라는 주제하에 1960년대의 여성영화들을 선정했다. 그 첫 번째 영화는 1960년대 모더니즘영화의 명장 이성구 감독의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이다.

당신 부인이 지금 낯선 남자와 춤을 추고 있다면?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는 행복한 가정의 한 주부가 우연히 댄스홀을 갔다가 한 청년을 만나게 되고, 둘의 위험한 만남이 계속되면서 남편이 이 사실을 눈치채게 되는… 그런 줄거리의 영화이다. 지금으로 보면 전혀 충격적이거나 새로울 것도 없는 이른 바 바람난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지만, 영화가 개봉된 군사정권하의 당시로는 노름, 제비족, 춤바람 등을 소재로 한 영화는 모두 검열과정에서 엄격한 통제를 받았던 시절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충격적이기까지 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댄스홀을 드나드는 세 여인 김지미, 전계현, 윤인자의 젊은 시절 모습은 상당히 모던하면서도 도발적이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창경원의 모습, 서울 퇴계로 대한극장 앞의 모습 등은 배우의 모습과 함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성구 감독은 일반 관객에겐 좀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화연구자들 사이에선 그의 모던한 연출 스타일로 알려진 감독이다. <장군의 수염>(1968)이나 최초의 70mm 영화인 1971년작 <춘향전> 등을 연출한 이성구 감독은 영어에 능통하고 영화이론에 해박한 지적인 감독이었다고 한다. 또 <시집가는 날>(1956)을 연출한 이병일 감독의 동생인 한국 영화계에 몇 없는 형제감독이다. 끝으로 또 한 가지, 이 영화에는 지난 2월 타계한 원로배우 고 김순철님이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