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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송윤아
2004-03-06

"최완규ㆍ유철용 '올인'팀이 다시 뭉쳤다는 말을 들을 때면 부담감이 생겨요. 이 드라마는 '올인'이 분명 아니고, 그런 부담감도 덜고 싶어요." 4일 오후 일산 탄현스튜디오에서 열린 SBS '폭풍속으로'(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의 주연 송윤아는 당당한 어조로 배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동안 얼굴에 미소와 환한 웃음을 번갈아가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느라 애쓰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는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전했다.

"차미선이라는 캐릭터는 여배우로서 한번쯤 해보고 싶은 배역이죠. 너무나 파란만장한 기구한 삶을 살아요. 아마 제가 더 어렸더라면 못 했을 것이고, 안 했을 거예요."

극중 차미선은 경북 울진항의 선술집 작부의 딸로 태어나 한 남자(김석훈)와 사랑-이별-재회-갈등을 겪으며 그에 대한 사랑을 평생 가슴에 묻는 비련의 여인이다.

너무 오랜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송윤아는 손사래를 치면서서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MBC 드라마 '선물'에 출연했어요. 그리고 재작년에는 영화 '광복절특사', 작년에는 영화 '페이스' 촬영했죠. 시청자들께서 제가 놀지 않았나 생각하실 줄 몰라도 전 쉬지는 않았어요"라고 대답했다.

이번 드라마 출연 계기가 있었는지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배우들이 모여 얘기하다 보면 가끔 이런 말이 나와요. '저 사람한테 들어간 배역 나한테도 왔어. 내가 안 했어' 하는 말이요. 그런데 제가 느끼는 건 그런 얘기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거예요. 누구에게나 (출연 제의는) 들어오기 마련이니까요. 6개월 전쯤 이 드라마 준비중이라는 걸 들었을 때 내심 '나한테 안 들어올까'하고 기대했는데, 훌륭하신 한 여배우가 (그 배역에) 관심있다는 얘기도 같이 듣게 됐어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저한테 섭외가 들어와 오케이 했어요."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는 그가 터득한 지혜일까, 아니면 연륜일까? 송윤아는 예전과 지금의 자신을 이렇게 비교했다.

"예전에는 제가 해놓고 이랬던 적이 많았어요. '이 정도라면 잘 한다 소리를 듣지 않을까'(호호). 그런데 요즘에는 '해도 해도 속상해'가 대부분이에요. 가슴 속에 배역을 그렸는데 그게 표현이 안 되는 거죠. 그럴 때 속상함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가슴 속에 '차미선'이 있는데 송윤아라는 모습으로 표현하려니까 답답한 것 같은 느낌 말이죠." 데뷔 10년차인 톱 탤런트 송윤아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는 또 여배우들의 '눈물 연기'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한마디 했다. "과거에는 슬픈 생각을 억지로 했어요. 예를 들어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같은 생각을 했죠. 그렇게 울면 배우가 그 상황하고 따로 놀고 있는 거죠. 또 (여배우들이) 눈동자 정중앙에서 눈물 똑 떨어뜨리잖아요. 전 그게 싫어요. 눈물이 옆으로 흐를 수도 있고, 콧물이 날 수도 있고, 목이 멜 수도 있는 건데. 역할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울게 되는데…. 이번 드라마 촬영하면서도 대본에는 '눈물 한방울'이었는데 박원숙(차미선 엄마 역) 선생님이랑 너무 많이 울어서 감독님이 정리해줬어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 얘기를 꺼내자 송윤아는 언젠가는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지금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편안해야 자신도 긍정적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더 많은 배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톱탤런트인 그녀는 드라마 촬영 관행에 뼈있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영화는 연기자의 컨디션이 좋아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인식이 있는데 드라마는 연기자가 컨디션 얘기하면 자기 편하게 하겠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요. 시간에 쫓겨 드라마 제작하다보면 드라마 방영 중간에 배우들이 대사 외우는 데 급급해지는 시간이 꼭 와요."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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