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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 시티> 화끈한 언니들의 성숙한 쫑파티

6년간의 여정 끝낸 <섹스 & 시티>, 뉴욕 곳곳에서 종영 기념파티 열려

<섹스 & 시티>가 지난 2월22일 6년간의 여정을 끝마쳤다. 뉴욕시 전역에서는 골수팬들이 모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함께 시청하는 산발적인 쫑파티도 벌어졌다. 이날 <섹스 & 시티>의 피날레를 지켜본 시청자는 1060만명. 이는 지금까지의 최고 시청률인 770만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오르가슴에 대한 농담 따먹기로 시작됐던 이 시리즈는 6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여성들의 생활의 일부가 돼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요일 밤 9시면 어김없이 TV 앞을 지켜오던 여성들에게 <섹스 & 시티>의 종영 소식은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이 사실. 그러나 <섹스 & 시티>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사만다(킴 캐트럴), 미란다(신시아 닉슨),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말을 안겨주었다(스포일러 경고!).

세계적인 미술가 알렉스와 사귀던 캐리는 자신의 섹스 칼럼과 친구들을 뒤로 하고 파리로 떠난다. 그러나 캐리는 뉴욕을 떠난 것이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백마를 탄 왕자처럼 나타난 미스터 빅. “당신이 바로 내가 찾던 사람이야”라는 고백을 마침내 들은 캐리는 “뉴욕이 그리워요, 집으로 데려가줘요”라고 말한다. 두 번째 남편과 함께 입양을 준비하던 샬롯은 귀여운 중국 여자아이를 입양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반색한다. 스티브와 결혼한 미란다는 브루클린으로 이사하고, 병을 얻은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기로 한다. 마지막 시즌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사만다와 연하의 남자친구 스미스. 스미스는 유방암에 걸린 사만다를 떠나지 않고, 투병생활을 함께한다. ‘멋진 섹스’만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어왔던 사만다도 스미스의 인내와 사랑에 항복하고 만다.

97년에 시작된 <섹스 & 시티>는 당시 <로 앤 오더> <오즈>와 더불어 뉴욕에서 제작된 TV시리즈였다. <로 앤 오더>가 경찰 이야기였고, <오즈>는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섹스 & 시티>처럼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는 뉴욕을 보여준 프로그램은 처음이었다. 페미니즘, 문화적인 아이콘, 여자들 사이의 우정, 패션, 연애 등으로 대변돼온 <섹스 & 시티>는 일부 국가에서는 남녀 관계에 대해 배우는 공익광고(?)로도 이용된다고. 또 이번 시즌에서는 사만다의 유방암 투병생활을 그려 유방암 검사를 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섹스 & 시티>는 특히 뉴요커들에게 각별한 의미다. 뉴욕시의 수많은 바에서는 <섹스 & 시티>의 종영에 맞춰 다양한 파티가 열렸다. 친구들끼리 쫑파티를 열었던 한 팬은 “몇년 전에 뉴욕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며 “<섹스 & 시티>는 뉴욕이 나에게 어떤 세상을 열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주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어떤 친구를 만나든지 <섹스 & 시티>의 캐릭터들과 비슷한 성격을 찾을 수 있다”며 “진짜 뉴요커들의 진짜 삶을 그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팬으로 남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마티니와 코스모폴리탄을 손에 들고, 지미 추, 마놀로 블라닉을 신은 멋진 네 여인. 처음 인기있었던 이유를 사람들은 대담한 노출과 남자들이 몰랐던 여자들 사이의 음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 때문이다. 그래서 두터운 고정팬층이 생겼고, 6개의 에미상과 8개의 골든글로브상, 그리고 스크린 액터스 길드 어워드에서 코미디 부문 베스트 앙상블상을 받을 수 있었다. <섹스 & 시티>의 영화화에 대한 소문도 들려온다. 주역 4인 모두 3개월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HBO쪽은 이 기간 중 시나리오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그러나 시리즈가 끝난 지금 <섹스 & 시티>의 영화화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최근 뉴욕 포스트의 가십 칼럼에 따르면 사만다 존스 역을 연기해온 킴 캐트럴이 영화제작에 참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지난 6년간 파커가 캐트럴에게 무례하게 굴었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면서 또 한번 상처를 받기 싫다는 것이다. 이에 <섹스 & 시티> 제작진은 파커와 캐트럴이 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맡은 일을 제대로 끝낼 수 있는 프로페셔널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영화화 계획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 소문은 사드라들지 않을 태세지만, 극장판 <섹스 & 시티>를 보고자 하는 기대감은 뉴요커들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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