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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나쁜 녀석들, 돌아오다, 해외신작 <스타스키와 허치>
박혜명 2004-03-16

TV시리즈와 소설에서 끊임없이 소재를 수혈받는 할리우드가 또 한편의 TV시리즈를 영화화했다. <스타스키와 허치>는 미국에서 1975년부터 79년까지 4년간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열정과 헌신으로 자기 일에 몸을 던지지만 다혈질이다보니 툭하면 파트너를 갈아치우는 형사 데이비드 스타스키(벤 스틸러)와 사람은 좋되 지나치게 여유로운 성격 때문에 제대로 일을 끝낸 적이 없는 형사 켄 허치(오언 윌슨). 두 사람은 서로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파트너가 되고, 상대방에게 익숙해질 틈도 없이 곧바로 큰 사건에 투입된다.

캘리포니아주 베이 시티의 거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스타스키와 허치는 길거리에 심어놓은 정보통 ‘허기 베어’를 통해 사건의 단서를 잡는다. 모든 심증은 부유한 마약거래상인 리즈 펠드먼에게 가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 이도저도 못하는 사이, 펠드먼은 미국 마약청을 뒤엎을 만큼 엄청난 규모의 마약 거래를 꾸민다.

TV로 방영됐을 당시엔 새로운 컬트붐을 일으켰다지만 사실 영화 <스타스키와 허치>는 어느 정도 우리에게 익숙한 형사버디물이다. 사소한 규칙 따윈 가뿐하게 무시하고 주로 형사답지 못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틈만 주면 파트너를 헐뜯으려고 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기막히게 호흡을 맞춘다는 식의 설정은 <리쎌 웨폰> <나쁜 녀석들> 등에서도 익히 봐온 구도다. <스타스키와 허치>에서 특별히 눈길을 끄는 요소라면 주연배우 벤 스틸러와 오언 윌슨일 듯. 윌슨이 쓴 <로얄 테넌바움>과 스틸러가 연출한 <쥬랜더>에서 공연하며 두 배우가 드러내온 독특한 코미디 감각이 이 영화에서도 유효할지가 궁금한 대목이다. 연출은 <로드 트립>의 감독 토드 필립스. 미국에서 최고 래퍼로 대접받고 있는 스눕 독이 허기 베어 역을 맡았고, 허치 역이 될 뻔했던 빈스 본이 리즈 펠드먼을 연기한다. TV 방영 당시 드라마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스타스키의 눈부신 진분홍빛 ‘애마’ 포드 자동차는 이 영화의 추가 볼거리다. 박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