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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메로 하자고 하면 다들 웃어요”
김도훈 2004-03-17

<가족>의 촬영부 막내로 있는 프랑스인 크리스토프 루지

어떻게 <가족>의 촬영부로 일하게 되었나.

커피를 사러가다가 우연히 촬영현장을 보게 되었고 스탭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 말을 건넸을 때 사람들은 내가 누군가를 고용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었다. (웃음)

한국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프랑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상매체를 공부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영어공부를 하다가 한국인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 한국에 오게 된 것도 그녀 때문이지만. (웃음)

한국인 스탭들과 일하는 데 불편은 없었나.

의사소통이 문제였으나 크게 불편한 일은 아니었다. 한국인 스탭들은 언제나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해냈기 때문에 배울 것이 많았다. 지금 와서 하는 얘기지만 처음에는 위험한 일들도 불평없이 지시대로 하고, 간혹 크게 야단을 듣기도 하는 스탭들을 보는 것이 나에겐 쇼킹한 일이었다. (웃음)

한국에서 일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언어에 관련된 것들이 특히 많았다. 웃기려고 자주 한국어 표현들을 쓰곤 했다. ‘야메’ 같은 촬영장의 은어들도 즐겨 흉내냈다.

촬영 스탭들과 일하면서 어떤 것들을 배웠는가.

기술적 요소들을 많이 배웠다. 나는 항상 종이를 가지고 다니며 질문들을 메모하고 답변을 받아적곤 했다.

이정철 감독과는 친하게 지냈나.

아니(웃음), 나는 촬영부였기 때문에 감독과 같이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감독은 영어를 잘 못하는 것 같더라. (웃음) 그래도 감독과 함께 소풍 갔을 때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프랑스에서와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맺음이 다르다. 한국인 특유의 마인드,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요시하는 그런 정신들. 그것이 스탭들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듯하다. 한국인들은 뭐든지 같이 하고 서로 배려한다. 언제나 함께 소주나 동동주도 마시고. (웃음)김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