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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인종차별’이란 편견은 버려, <브링 다운 더 하우스>
김태진 2004-03-24

성공적인 로맨스물이었던 <웨딩 플래너>와 <워크 투 리멤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애덤 솅크먼 감독이 스티브 마틴과 손을 잡고 만든 이 작품은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만 1억3천만달러 이상, 전세계적으로는 5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실미도>의 돌풍에 휘말려 순식간에 간판을 내린 뒤 곧장 DVD로 출시되었다.

첫 장면은 <유브 갓 메일>의 도입부처럼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면서 세련되게 시작하지만, 세무 전문 변호사인 중년의 백인 상류층 남성이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상대가 금발 미녀가 아니라 탈옥한 무장강도 혐의자인 뚱뚱한 흑인 여성임이 밝혀지면서부터 아니나다를까 이야기는 코미디 터치로 꼬여나가기 시작한다. 스티브 마틴을 비롯한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령대가 높은 만큼 화장실 유머를 남발하는 최근의 틴에이저 섹시코미디들과는 달리 재치있는 대사들을 주거니받거니 이어나가는 비교적 점잖은 모양새를 고수하는데, 백인 상류층 사회의 노골적인 인종차별 의식과 발언이 가장 큰 비웃음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점이 이채롭다. 어지간한 액션영화를 훨씬 능가할 만큼 박진감 넘치고 격렬한 두 여성의 화장실 격투와 힙합 룩을 차려입고 랩댄스를 추는 스티브 마틴의 모습이 최고의 하이라이트이다.

아나모픽 2.35:1 영상은 밝고 화사한 장면들이 대부분인 덕분에 선명도나 색 농도는 중간 정도이고, 영상 S/N비가 약간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톤으로 보여진다. 코미디드라마인 까닭에 돌비디지털 5.1 채널의 분리도를 느낄 만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클럽과 파티장에서의 음악은 멋들어지게 들리며, 대사도 무난하다. 서플먼트로는 감독과 작가의 음성해설, 제작 다큐멘터리, 삭제장면들, NG장면, 뮤직비디오 등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