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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들의 간 큰 거래, <투 가이즈> 촬영현장
박혜명 2004-05-03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 역사 내, 그중에서도 이마트쪽 출구와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쪽 출구가 만나는 지점. 벌건 대낮에 공공장소에서 ‘대담하게’ 촬영을 감행 중인 영화 <투 가이즈> 팀한테, 이날 가장 큰 숙제는 일반인 통제다. “저기요, 이쪽으로 들어오시면 안 돼요.” “거기 아저씨 좀 막아주세요!” 스탭들은 공공연히 드러난 촬영 현장을 신기해하며 다가오는 일반인들을 밀어내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영화를 찍건 말건 제 갈 길이 더 바쁘다는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몸을 들이밀려고 한다. 여기에 일반인을 가장하고 대기 중인 보조출연자들이 촬영장 주변을 바싹 둘러싸고 있다. 지켜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현장이다.

이 까다로운 상황 속에서 <투 가이즈> 팀은 촬영분을 꿋꿋이 진행하고 있다. 중태(박중훈)와 훈(차태현)이 우연히 손에 넣은 국가기밀급 물건을 중국 삼합회 조직에 속한 올빽(정흥채) 일당의 200만달러와 거래하는 장면. 이 두팀은 무빙 워크를 사이에 두고 양끝에 세워진 물품보관함에 각각 가방을 넣은 뒤 무빙 워크 위에서 열쇠를 교환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중태와 훈, 지선(한은정)쪽은 이 중대한 물건을 순순히 내주지 않으려고 한다.

<투 가이즈>는 카드깡 해결사와 카드빚에 눌려사는 청년, 말하자면 앙숙 중에 앙숙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 어쩌다 ‘같은 편’이 되어 조폭 일당과 맞대결을 벌인다는 코미디영화다. <구미호> <진짜 사나이>를 연출했던 박헌수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무엇보다 주연배우 박중훈과 차태현의 연기 호흡에 많은 부분을 걸고 있다. 한동안 진지한 역할에 몰두해온 박중훈과 예의 그 발랄함을 숨기지 않는 차태현의 화학작용이 어떤 시원한 웃음을 만들어낼지는, 오는 6월25일이 되면 알 수 있다.

사진 손홍주·글 박혜명

△ 훈의 휴대폰에서 올빽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거래방법을 얘기하겠다. 각자 자기 가방을 자기 쪽 라커룸에 넣는다. 그 열쇠는 중간지점에서 교환한다.” 무빙 워크 반대편 끝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는 올빽 일당의 제안대로 가방을 넣고 열쇠까지 확인시켜주는 중태. 그러나 이 라커룸은 중태와 훈이 올빽 일당을 속이기 위해 교묘히 개조한 물건이다.

△ 박헌수 감독은 현장에서 꼼꼼히 지시하기보다 주로 지켜보는 스타일이다.(아래 왼쪽 사진) △ 중태와 훈의 작전을 돕게 되는 지선 역의 한은정은 “박중훈 선배와 일할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첫 영화의 선택 이유를 밝혔다. “호흡이 드라마보다 길고 현장이 너무 여유로워서 적응이 쉽지는 않다”면서 웃는 모습이 평소의 이미지보다 훨씬 밝고 앳되다.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