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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만드는 감독 김의석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올드보이>의 경쟁부문 진출에 가려 화제가 되지 못했지만 올해 칸영화제의 한국영화 초청작 가운데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나간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이 들어 있다. 거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당사자인 김의석 감독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제 초청 소식 들으니까 물론 기분이 좋았다. 흥행도 안 되고 비평적으로 좋지 않은 반응을 얻었던 영화인데 뒤늦게나마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이번 초청을 계기로 <청풍명월>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안 한다. 그저 우리 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알아줘서 기쁠 뿐이다. 아무튼 지금은 전작에 대한 기억을 잊고 다음 영화를 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김의석 감독은 1988년 일어난 지강헌 탈주 사건을 다룬 <유전무죄>(가제)라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을 했던 해였는데 당시 TV생중계로 지강헌 사건을 봤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이미 시나리오 작업을 한번 했다가 못 만들었는데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 사건에 대해 좀더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 같다.” 1988년 지강헌 사건은 이감 중 12명의 미결수가 탈주한 뒤 인질극을 벌이던 지강헌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기고 사살된 일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흘러나왔던 비지스의 <홀리데이>는 당시 지강헌이 경찰에게 틀어달라고 한 노래였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유전무죄>는 다인픽처스라는 신생영화사의 창립작품으로 김의석 감독은 올 초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그 시대가 갖는 아이러니를 담아내겠다”는 말로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글 남동철·사진 오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