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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오정연 2004-05-06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고도 출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감독이 있다. 단편영화 <나무들이 봤어>(사진)의 감독 노동석(32)씨가 그 사람. 지난 4월28일, 그는 자신의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됐다는 것과 출품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연이어 들었다. 감독주간 상영을 위해서 영문·불문 자막프린트는 물론이고, 16mm 영화를 35mm로 블로업해야 하는데, 영화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쪽이 초청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23일. 영화제 개막 전 20일 동안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나무들이 봤어>는 흑백영화. 국내에서는 35mm 흑백필름을 구할 수 없었기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일정 때문에 칸행이 좌절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감독의 허탈함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이러한 해프닝에 대해 노동석씨는 농담처럼 “이번에 완성한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도 흑백인데,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