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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1] - 심사결과 및 심사평
이영진 2004-05-11

● 대상 하수진 <이유정과 박해일>

● 금상 류훈 <Complex>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407편이 응모한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은 하수진씨의 <이유정과 박해일>이 차지했다. 스타를 연인으로 갖게 된다는 노처녀의 엉뚱한 상상을 발랄한 톤으로 버무린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큰 점수를 얻은 듯. 금상은 <이유정과 박해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류훈씨의 스릴러 <Complex>가 받았다. 아줌마 검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밋밋한 구성은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모작 중 스릴러물이 가장 많았다고.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대상에는 1천만원이, 금상에는 500만원이 수여된다. 아래는 한선규 힘픽처스 대표와 함께 심사를 맡은 이승재 LJ필름 대표의 심사평이다. 편집자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평

문제는 상상력의 새로움이다

올해의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은 총 407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예년과 비슷하게 스릴러와 멜러물이 다수를 이루었고, 질적인 수준에서는 전반적으로 향상된 느낌이었다. 최근 한국영화들이 다양한 장르에서 성과를 내듯이 출품작들 또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소재의 차별성을 갖춘 작품들이 많았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관심과 고충이 컸던 한해라고 생각된다.

출품작 중 다수를 차지한 스릴러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마지막 반전을 주고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범인이 밝혀지는 방식이 전형적이었고, 내용적으로도 유사한 작품들이 많았다. 멜러물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밝고 따뜻한 내용보다는 불치병의 고아, 장애인, 혹은 소외된 소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한편 인터넷과 하이틴 로맨스의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10대들의 이야기와 동성애를 다루는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예년의 밝고 명랑한 로맨틱코미디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밖에 부족사회나 조선시대를 다룬 시대극이 다수 있었고, 중국식 무협물도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민주화운동, 광주항쟁, 남북문제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사회물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아이디어와 컨셉에 비해 영화적 구조의 완결성이 많이 부족했다.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전통에 따라 이번 심사의 첫 번째 기준은 소재의 참신성과 새로운 상상력이며, 두 번째는 시나리오의 구성력과 완결성이었다. 많은 작품들 중에서 최종까지 경합을 벌인 시나리오는 하수진의 <이유정과 박해일>, 류훈의 <Complex>였다. 판타지멜로와 스릴러라는 장르면에서 대비되는 두 작품은 신예답지 않은 캐릭터의 구축과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주었고, 나름대로의 색깔이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영화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였다.

400여편 중에서 참신성과 상상력이 돋보여 심사위원들에게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던 <이유정과 박해일>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고, <Complex>는 캐릭터 구성의 탁월함에 비해 단선적인 이야기 구조나 스릴러물이 갖추어야 할 이야기 전개의 짜임새가 미흡하다고 지적돼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막동이 시나리오가 벌써 6회를 맞이하면서 공모작들의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 이제는 기본적인 완성도를 바탕으로 누가 얼마나 새로운 상상력을 갖추었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한국영화의 초석이 되는 시나리오 신예작가들의 수준이 점점 향상된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심사위원 이승재/ LJ필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