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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유료영화 사이트 업자의 저작권에 대한 반론
2004-06-29

[충무로 이슈] “관련법을 만들어달라는 것”

모욕. “조급하고 탐욕스런 업자”로 불린 집단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저작권 관련 현황은 <씨네21> 458호 26쪽 하단에 있는 글에서 묘사한 것과는 달리 이러이러하다는 반박의 글을 쓰면서 어투가 살짝 삐딱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글쓴이가 옆에 있었으면 욕을 한바탕 해주고 싶을 정도로 모욕적이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제작하거나 수입하거나 극장을 운영하거나 비디오를 대여하거나 DVD를 판매하거나 해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여가생활의 여러 대안들 중 하나를 제공하는 대가로 가족을 부양하고 사는 평범한 직업을 가진 “업자”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일상생활을 하며 신문과 방송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습득한 상식과 지식으로 ‘얼마간의’ 투자가 내 노동력과 더해져 ‘얼마간의’ 부가가치를 만들까를 매일 고민할 뿐이다. 그 글이 묘사한 대로 이 “업자”들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대중이 기득권을 쥐고 있는, 처음부터 자유로운 사용자들의 놀이터이자 터전인 인터넷에서마저 뒤늦게 돈을 벌겠다고 저작권법을 개악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실그 업자들이 주장하는 해결책은 세상을 예측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이 업계를 떠나 다른 직업으로 먹고살아야 할지 아니면 계속 이 일을 하고 살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법이론도 잘 알고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는 혜안이 있는 분들이 조금 빨리 움직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개당 2만7500원 하는 대여용 VHS를 매월 100여장씩 구매하는 등 월 400만원 정도의 각종 비용이 발생하는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는데 점포 구석에서 어느 고등학생들이 “비디오를 왜 빌려보냐 다운받으면 다 공짜인데” 하며 자기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치자. 그러면 적어도 영화를 다운받는 짓을 해도 되는지 해서는 안 되는 짓인지를 정부에 물어봐서 해도 되는 짓으로 확인이 되면 다른 직업을 찾겠다는 게 대부분 업자들의 간단명료한 생각이다. 그리고 P2P가 실제 불법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나라에서 인터넷 유료영화 사이트를 운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 건지는 제발 누가 가르쳐주길…. 기술적인 환경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부가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왔다는 자본주의의 천재성도 ‘더 빨리 무료로’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는 절대로 없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정말 궁금해서 질문. 조준형 선생께서 저자나 역자로 출간한 책이 혹시 있는데 누가 그 책을 몽땅 스캔해서 인터넷에 무료로 아니면 500원 정도의 돈을 받고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고 있거나 P2P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래도 제자들에게 열심히 노력해서 책도 쓰고 영화도 제작해라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나요?

구창모/ 콜럼비아트라이스타영화(주)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