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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 프로젝트 기획 남규선
김도훈 2004-07-21

남규선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공보담당관이다. 스팟 인터뷰에 웬 공무원이냐고? 하지만 그는 어떤 영화제작자도 해내기 힘든 일을 해낸 공무원이다. 예산도 없는 상태에서 첫 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 <여섯개의 시선>을 기획하고, 완성까지 뚝심으로 밀어붙인 사람이 바로 남규선씨였다.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를 불철주야 진행 중인 그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어땠나.

굉장히 좋았다. 이충직 위원장이 “옴니버스영화지만, 1편의 영화가 아니라 6편의 영화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리도 놀랄 정도로 감독들이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줘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완성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겠다.

시작부터 모두 힘들었다. 우리의 구상에 선뜻 뛰어들 감독을 섭외하기도 힘들었고 예산도 부족했다. 작품당 5천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찬드라의 경우>를 찍기 위해 네팔로 두번이나 갔는데 감독이 자비들여서 한 거다. 그걸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박광수 감독은 스탭들 저녁값 아끼려고 일몰 때까지만 촬영하기도 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렇게 계속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도 인권문화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법과 제도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인권에 대한 무관심이 계속 굳어지다보니 일상 속에서 차별을 주고받으면서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영화 한편으로 그것들을 다 없앨 수는 없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사실 상업적인 영화제작 환경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프로젝트를 계속 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창작을 한다는 게 단순한 일은 아니고, 언제나 고민이 필요하다. 감독과 스탭 섭외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 내가 뜻만 있다고 되는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전문배급사와 좋은 감독들이 참여해주셔서 가능한 일이 되었다. 성장한 한국영화의 힘이 이 프로젝트를 가능케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제목은 아직 생각 중이다. 지금은 소재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어렵다. 감독들이 각자 관심을 기울이는 영역이 있을 것이고. 국가의 지원 아래 진행하는 프로젝트지만 감독들이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감독 섭외는 어느 정도 되었나.

류승완, 박경희, 이재용 감독이 현재 작업을 시작했다. 두분 더 섭외를 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언제쯤 볼 수 있나.

제작은 올해 끝내야 하고, 내년 초 개봉을 예정으로 작업 중이다. 재원을 더 확보하는 것이 문제다. 영진위의 도움도 필요하고 영화쪽 인력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사실 한 10년은 이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해야 인권영화 제작의 짜임새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고, 처음 부족한 것도 보완해나갈수 있지 않겠나. 인권에 대한 관심을 사람들이 더 귀기울이고 ‘바로 내 이야기다’라고 생각한다면 미래는 있다.

김도훈 closer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