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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亞시장서 할리우드의 잠재적 경쟁상대
2004-07-23

할리우드는 왜 한국의 스크린쿼터 일수를 줄이지 못해 안달하는가?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문화산업 자본이 우리나라의 스크린쿼터를 축소시키기 위해 파상공세를 펴는 것은 향후 아시아와 중국 영화시장 진출과 관련해 한국이 중요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화인대책위원회 오기민 대표는 2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한미투자협정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주제의 토론회에서 '축소 위협에 처한 스크린쿼터 제도'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스크린쿼터 문화주권 사수와 한미투자협정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마련됐다.

오 대표는 미국정부는 21세기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인 영화산업이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교두보라는 판단아래 할리우드의 요구에 따라 미국의 국익에 훨씬 보탬이 되는 한미투자협정(BIT)체결의 지연내지 무산가능성을 감수해가면서까지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는 '스크린쿼터'라는 필요조건을 갖추고 지난 5년간 급성장한 결과, 현재 시장점유율이 50%대에 이르게 됐으며 한국영화의 대외적 위상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등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영화시장 개방국가중에서 자국시장에서 미국영화에 맞설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면서 할리우드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세계 각국은 한국영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스크린쿼터라고 분석하여 중국과 유럽 등이 스크린쿼터의 유효성을 인식하기 시작해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스크린쿼터를 '보호주의 시대의 폐쇄적인 낡은 제도', '온실속의 화초재배와 같이 한국영화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 걸림돌' 등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스크린쿼터 일수를 철저하게 지킨 지난 5년간 한국영화는 비약적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고 반박하며 스크린쿼터 현행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대표는 "세계영화시장의 85%, 미국영화시장의 99%를 독점하고 있는 골리앗과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문화다양성과 문화주권을 지키며 거대 자본의 독점병폐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라 할 수 있는 스크린쿼터제도없이 자유롭게 경쟁하라고 내모는 것은 사실상 '자유롭지만 불공정한 약육강식의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영화인들이 반대하는 것은 '불평등한 일방적인 개방'과 '불공정한 경쟁',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일 뿐, 개방과 경쟁, 세계화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며 "'호혜적인 개방'과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상호발전과 문화다양성을 촉진하는 세계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