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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스틸러는 웃음보였다, <폴리와 함께>

신혼여행지에서 부인을 도둑맞았던 남자는 동창생과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을 느낀다. <폴리와 함께>는 성격과 생활방식이 사뭇 다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구차한 줄거리보단 주연배우의 이름 벤 스틸러나 <미트 페어런츠>와 <쥬랜더>에서 각본을 맡았던 사람의 영화란 걸 먼저 댄다면 <폴리와 함께>에 대한 소개는 더 쉬워진다. 결론은 미국에서의 인기와는 딴판으로 한국에 오면 매번 맥을 못 추는 영화 중 한편이란 이야기다. 뚱딴지 같은 캐릭터와 극적 표현이 부재하는 희극적 상황의 연속은 우리에겐 영 생뚱맞은 모양이다. 그래서 벤 스틸러의 영화가 매번 컬트가 되고 마는 한국 상황이 오히려 더 코미디라면 코미디이다.

깨끗한 영상뿐 아니라 분위기와 음악을 잘 살려낸 사운드도 좋다. 시작부터 ‘재미’를 언급하는 감독의 음성해설 또한 밝고 가볍다. 우리에겐 낯선 감독이지만 할리우드에서의 그간 경력 때문인지 달변을 보여준다. 그는 ‘오리지널 오프닝 장면’과 ‘7개의 삭제장면’에서도 별도로 음성해설을 맡고 있다. 주로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로 구성된 ‘메이킹 필름’은 충실한 편이 못 된다. 벤 스틸러가 실제론 웃음이 많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는 ‘아웃테이크’ 모음이 재미있으며, 극중 등장하는 족제비와 시사회장의 모습을 담아놓은 영상물은 해프닝에 가깝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