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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고 슬픈 뱀파이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DVD 출시의 혜택을 가장 먼저 본 영화 중 한편이지만, 처음 출시된 판본엔 문제점이 많았다. 영상의 디지털 블록과 별다른 부록의 부재가 마음에 걸린 탓인지 제작사는 초판 DVD가 나온 뒤 얼마 되지 않아 화질이 향상되고 부록 등이 갖춰진 보정판을 출시했다. 그러나 몇년 전 국내 출시사는 심의규정에 맞추어야 한다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심의규정 완화에 따라 뒤늦게 출시되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엔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 원본 그대로의 영화를 보게 된 것이 기쁜 반면, 요즘의 DVD와 비교했을 때 예전 출시된 판본에 붙은 특별판이란 이름이 다소 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화는 여전히 아름답고, 영상과 소리는 그런 대로 만족스러우며, 한글자막과 함께 보는 닐 조던의 음성해설은 유익하기 그지없다.

‘뱀파이어 연대기’의 5부에 해당하는 ‘악마 멤노크’에 이르기까지 답변을 계속 구해야 했던 탓일까?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언뜻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인간은 모두 죽는다>의 뱀파이어 버전처럼 보이지만, 존재와 고독과 죽음에 대한 질문은 그리 심오한 편은 못 된다. 영화로 등장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경우 그 사정은 좀더 심하다. 그래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다시 보면 아름다운 배우들의 모습에 더 주목하게 된다. 최소한 영화에서 비꼬듯이 흘러나오는 대사 ‘드라큘라는 천박한 아일랜드인이 지어낸 저속한 이야기일 뿐이야’는 틀린 것 같다.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선배 뱀파이어 영화들을 모두 다 넘어서진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