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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침묵으로 통하기, <아들>

<아들> Le Fils

2002년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 뤽 다르덴

상영시간 99분

화면포맷 1.78: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프랑스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위젼

칸영화제가 21세기의 첫 번째 황금종려상으로 선택한 <아들의 방>은 아들을 잃은 남자의 이야기였다. 놀랍게도 수다쟁이 난니 모레티는 이제 입을 다물고 다가올 세대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이듬해 칸에 도착한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의 <아들> 역시 아들 잃은 남자의 이야기다. 직업훈련소에서 선생으로 일하는 남자는 아들을 죽였던 소년을 견습생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우리는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숨죽이고 바라본다. <아들>은 다르덴 형제의 이전 작품 <약속>의 후속편과 같다. <약속>에서 아들과 함께 범죄를 도모했던 아버지는 <아들>에 이르러 자신의 잘못에 대한 고백성사를 하는 듯하다. 활달한 성격의 남자는 역시 말을 잃고 있었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고통의 예술이다.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 연출 스타일은 그렇다쳐도 한시도 쉬지 않는 카메라는 참기 힘들다. 그러나 그것이 고통스런 상황에 동참하게 만들려는 그들의 장치였음을 깨닫는 순간, 우린 현기증과 몰이해 너머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흔들리는 불친절한 카메라는 언제나 영혼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다르덴 형제 영화의 진정성은 그들이 노동자와 일을 빼앗긴 자들의 슬픔을 아는 데서 나온다. 그들은 어설픈 슬픔과 고통조차 아까운 인간을 거부한다. 맨손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의 모습이 낯선 것은 반노동의 유토피아에 절어 있는 우리 삶의 방증이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다른 주인공과 함께 다른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 결말이 짐작 가능하다. 왜냐면 그들은 정말로 모든 노동자가 동지이고, 그들은 꼭 천국에 가야 한다고 항상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은 단순한 화해와 용서의 이야기가 아니며, 희망은 노력하는 자에게만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는 영화다.

<아들> DVD를 보다가 어지러울 땐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만 들어도 좋다. 한점 음악과 효과음 없이도, 귀로 파고드는 소리에서 마음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감독과 주연배우 올리비에 구르메(두 감독은 그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준비했다고 한다)의 인터뷰는 각각 30여분 정도 진행되는데, 그들은 영화의 아이디어와 각본, 현장, 캐스팅, 편집, 연기, 현장 분위기 등에 대해 말한다.

이용철

조지 루카스의 〈THX 1138>이 나온다. <스타워즈 트릴로지> 출시에 앞서 불을 지필 준비를 하려는가보다. 인간은 얄미워도 영화를 미워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을 이주의 선택으로 뽑는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코미디를 연출했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DVD 시장에 몰고올 돌풍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10월 중 발매될 <올드보이> 얼티미트 에디션 DVD에 대한 소비자들의 최근 반응은 DVD가 국내에 소개된 이래 가장 뜨거운 것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출시사가 책정한 DVD 가격이 불합리하다는 것인데 그만한 값어치가 껍데기와 알맹이에 담겨졌는지 얼른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스타워즈> 삼부작 DVD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자막번역을 담았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불거져나온다. 9월도 조용히 가긴 틀렸는지 모르겠다. 이번주의 선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검수용 DVD조차 보지 못했지만 <킬 빌 Vol.2>를 선택하겠다. <킬 빌 Vol.1>으로 미루어보아 나머지 반쪽도 뛰어난 퀄리티로 출시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또 한편의 구매 예정작은 올리비에의 괴로운 숨소리가 여전히 귓가를 맴도는 영화, 다르덴 형제의 <아들>이다. 전작들인 <로제타>와 <약속>도 출시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동안 조용했던 DVD 업계가 조금씩 술렁이고 있다. 대작 타이틀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는 까닭이다. 이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UE>가 가격 논란으로 뜨거워진 상태이며, 늘 최고의 DVD를 선보이고 있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트릴로지>가 발매 대기 중이다. 더욱이 루카스의 초기작 이 먼저 나올 예정이어서, 9월은 이래저래 조지 루카스와 자주 만나야 할 것 같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타이틀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이다. 과연 어느 정도 판매가 될 것인가? 제작사에서도 논란의 대상이었던 종교영화이기 때문에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해답은 교회에 있다. 이번주 나의 선택은 <옹박>이다. 타이틀이 조금 부실하지만, 똑같은 장면을 수십번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액션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