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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주했던 자들의 초대, <프릭스>
권은주 2004-09-03

<프릭스> Freaks

1932년

감독 토드 브라우닝

상영시간 62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음성포맷 DD 1.0 영어

자막 영어

출시사 워너(미국)

<드라큘라>로 유니버설 몬스터의 위대한 시작을 이끌었던 토드 브라우닝은 어빙 탈버그의 요청에 따라 MGM에서 <프릭스>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그는 단지 무시무시한 공포영화가 태어나길 원했을 제작사와 생각을 달리했던 것 같다. <프릭스>는 일찍이 D. W. 그리피스의 <편협>에 조연출로 참여했던 토드 브라우닝이 사회의 과민증 알레르기가 약자에게 끼치는 영향이란 주제를 극도로 확장시킨 경우다. 이전 <악당 3인조>에서처럼 <프릭스>는 옹졸한 인간에 대한 조롱과 비정상적인 존재에 대한 이해심을 같이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가 혐오와 불쾌한 감정으로 바라보곤 했던) 비정상적인 존재들에게선 자긍심이 느껴진다. <프릭스>에 나오는 서커스단에는 두 세계- 클레오파트라와 헤라클레스로 대표되는 아름답고 힘있는 존재들의 세상과 기형인들이 수모를 받으면서도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 가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헤라클레스가 난쟁이 한스의 돈을 노리고 가짜 결혼과 살인을 꾀하자 멸시받던 자들은 어느 비 오는 날 가혹한 복수를 준비한다. <프릭스>는 우리가 저주했던 자들의 초대이자 이후 어떤 영화도 꾸지 못한 끔찍한 악몽이다. 그 속에서 부글거리는 분노의 감정이 클레오파트라와 헤라클레스 이야기를 뒤엎고 반역을 시작할 때 우린 두려움에 빠진다. 동질화의 외침이 시작되는 결혼식은 <비리디아나>의 만찬장면보다 신랄하고, 작은 자들의 귀환은 <난쟁이들도 작아지기 시작했다>의 반란보다 통쾌하다. 우습게도 <프릭스> 때문에 가장 공포에 떨었던 건 MGM이었다. 창고에 갇혔던 <프릭스>는 1960년대 이후 컬트의 신전에 모셔지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으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만든 가장 이상한 영화는 그렇게 신화가 되었다.

<프릭스> DVD의 영상은 지금껏 나온 어떤 <프릭스>보다 아름답다. 필름 사학자 데이비드 스칼이 상세한 자료와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음성해설도 좋지만 ‘프릭스: 곁들이 영화’는 필견이다. 영화의 제작과 배경, 캐스팅, 여파 등은 물론 영화에 출연한 기형인을 한명씩 소개하고 있는데, 잊혀진 존재들의 방문이 이채롭다. 그리고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몇 가지 다른 형태의 에필로그를 설명과 함께 보여준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