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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2> <스파이더 맨2> <해리 포터…> 등 속편들 여름 흥행
김혜리 2004-09-13

올 여름은 ‘잘난’ 속편들 전성시대

잘 빠진 속편들의 여름이었다. <뉴욕타임스> <AP> <버라이어티>가 일제히 내놓은 2004년 할리우드 여름 흥행 결산서에 따르면, 올 여름 레이스의 승자는 완성도 높은 프랜차이즈 속편과 저예산 코미디로 판정났다. 박스오피스 챔피언은 4억3670만달러를 벌며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경신한 <슈렉2>. 이어 <스파이더 맨2>가 3억6700만달러로 2위,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2억4780만달러로 3위, 제이슨 본 시리즈 2편 <본 슈프리머시>가 1억6480만달러로 5위에 올랐다. 속편 아닌 영화로는 4위의 <투모로우>가 유일하게 5위권에 진입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 성공한 속편 모두 후속편이 다시 만들어질 전망. 반면, 프랜차이즈에 대한 야심을 품었던 <캣우먼> <반 헬싱> <썬더버드>는 흥행이 좋지 않아 후사를 볼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 밖에 벤 스틸러 주연의 <피구의 제왕>(1억1300만달러), 윌 페렐 주연의 <앵커맨>(8400만달러) 같은 저예산 코미디들이 몸집을 능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더욱 특기할 만한 사항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화씨 9/11>의 분전. 논쟁적 영화를 극력 회피해온 스튜디오들에 두 영화는 발상의 전환을 독촉했다. 2004년 여름의 또 다른 경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1위 <슈렉2>와 2위 <스파이더 맨2>의 수입 합계는 전체 박스오피스의 22%에 달해 지난해의 16%, 지지난해의 13%를 웃돌았다.

올해 할리우드는 5월부터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까지 39억8600만달러를 벌어 사상 최고 수입을 기록했다. 티켓 가격 상승폭을 고려할 때 관객 수는 0.76% 감소한 셈이지만, 2003년 여름 관객 수가 전년도에 비해 1.89% 줄어든 사실을 상기하면 갑작스런 사태는 아니다. 2년 연속 관객이 감소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DVD의 위력이 드디어 박스오피스를 갉아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관객 동원 규모만이 아니다. 줄지은 태작 속편들로 관객 만족도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여름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월등하다는 것이 할리우드의 자평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의 신뢰다. 지난 여름의 나쁜 속편들은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거의 질식시킬 뻔했다.” 박스오피스 집계 전문회사 익지비터 릴레이션스사의 폴 더가라비디언 대표가 대변하듯이, 할리우드는 여름 결산서 앞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