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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으로서의 위상과 역할
2001-06-19

비디오카페80

요즘 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영화는 바로 <코요테 어글리>다.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라 생각하여 5장을 들여놨건만, 출시된 지 4개월째 접어드는데도 쉬는 날이 없다. <플래시 댄스>의 밀레니엄 버전이라 볼 수 있듯 뻔한 결말이지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내용에다 미녀들의 춤과 노래가 있어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는 점이 한국인의 정서에 딱 들어맞은 것이다. <코요테 어글리>만큼은 못하지만 비슷한 구성의 영화 <브링 잇 온> 역시 비디오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극장 흥행에서 돋보이지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비디오로 대박 터질 때, 또 몇장 살지를 고민하다가 ‘비디오로는 된다’라는 예상이 적중했을 때, 대여점주로서 느끼는 쾌감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게다가 적당히 들여놓았는데 <코요테 어글리>같이 수명이 길어지게 되는 경우는 희열마저 느껴진다.

얼마 전 <춤추는 대수사선>이 보여준 저력은 ‘대박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다한 경우라 볼 수 있다. 한달에 한두편으로 정하는 대박영화긴 했지만, 성룡이 출연한 <샹하이눈> <엑시덴탈 스파이>나 폴 버호벤 감독의 <할로우맨>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프로만 찾는 고객에게 한달 동안만 반짝하는 위의 대박영화와 달리, <춤추는 대수사선>은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고객과 코미디영화를 찾는 고객은 물론 가족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서 그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 수명이 긴 영화가 무조건 좋은 영화라 볼 수는 없지만 그 영화가 왜 수명이 긴지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주현/ 비디오 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