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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뮤직> Our Music
2004-10-09

프랑스, 2004, 80분, 감독 장 뤽 고다르, 오전 11시, 대영 3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쉽게 안다고 말할 수 없는 현대 영화의 거장, 고다르. <아워 뮤직>은 그의 최신작이다. 여느 노장감독이라면 세월의 위협을 이겨내기에도 벅찬 나이인 74살에 고다르는 여전히 영화와 세계가 닿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늘상 그렇듯이 <아워 뮤직>은 미술, 음악, 철학, 역사학의 지식들이 서로 모여 지식의 ’서가’를 이룬다.

영화는 지옥, 연옥, 천국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장 지옥편에서 그는 ’전쟁의 역사’ 를 보여준다. <영화의 역사>에서 수많은 작품들을 인용하고 그것들을 하나의 ’디졸브’로 이으면서 따로 뗄 수 없는 인류의 인과관계를 완성시켰던 고다르는 유사한 방식으로 이 지옥편을 구성해낸다. 수없이 많은 영화들의 전쟁장면과 인류가 겪은 거의 모든 전쟁 자료가 뒤섞인다. 두 번째 장 연옥으로 넘어가면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사라예보가 배경이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고다르는 이곳을 찾아 영화에 대해 강연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동시에 실제하는 작가들과 만들어진 작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토론과 논의를 통해 문제의 지점들을 짚어본다. 이 연옥편에서 고다르는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수없이 많은 인물들에게 말할수 있는 권리를 준다. 연옥편에서 고다르와 함께 등장하여 화자를 맡은 프랑스 유태인 저널리스트 올가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세번째 장 천국. 희망에 대한 섬광만을 비추고 사라지는 짧은 시퀀스이지만, 고다르는 주인공 올가가 미군이 보초서고 있는 어느 해안가에서 평안을 얻는 것으로 영화를 끝낸다. 각각의 장이 설명하는 그대로 <아워 뮤직>에는 지옥과 연옥과 천국의 형상이 고스란히 있다.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