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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 Day and Night
2004-10-13

중국,프랑스, 2003, 감독 왕 차오, 오후 2시, 메가박스 6관

<안양의 고아>로 데뷔한 왕 차오가 정식으로 중국 정부의 허가를 얻어 만든 작품. 탄광촌에서 일하는 광생은 같은 광부이면서도 종민을 주인으로 부르며 하늘같이 섬긴다. 그러나 한편으론 욕망을 참지 못하고 그 주인의 젊은 아내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어느날 광산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혼자 살아남은 광생은 주인의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제 종민의 아내도 떠나버리고, 광생은 혼자 폐광을 되살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에 그는 광맥을 발견하고 일확천금의 부자가 된다. 다소 모자란 종민의 아들 아푸를 결혼시키는 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광생은 끝내 아푸를 결혼시키고, 그에게 재산을 물려준 후, 그곳을 떠난다.

<안양의 고아>에서 도시의 하층민들을 통해 중국 현 사회의 공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던왕차오는 두 번째 영화에서 좀 더 근본적인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종민과 광생, 종민의 아내와 광생, 종민의 아들과 광생의 관계가 주종과 욕망과 보은의 운명으로 뒤얽힌다. 왕 차오는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에서 역시 인간 본연의 '인간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푸에게 모든 걸 남겨주고 광산촌을 떠나는 광생의 삶에서 왕차오는 어떤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고집스런 감독의 엄격한 영화, <낮과 밤>은 현재 다양하게 뻗어 나오는 중국영화의 다양한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