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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과잉이냐? 몽환적 영상이냐? <얼굴없는 미녀>
조성효 2004-10-22

블록버스터도 아닌 것이 관람과 동시에 DVD 출시를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가령 <그녀에게>의 ‘쿠쿠루쿠쿠 팔로마’를 들으며 홈시어터에서는 과연 어떻게 사운드가 구현될 것인지와 <화양연화>를 보며 느리게 움직이는 장만옥과 그녀의 의상이 모니터와 프로젝터의 스크린에서 어떻게 상이 맺힐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슈퍼 16mm로 촬영된 <로드무비>는 많은 이미지컷의 사용과 디지털 색보정을 통해 35mm로 촬영된 영화를 능가하는 색감을 구현한 바 있다. 그러한 <로드무비>가 흥행과는 별개로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면 김인식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얼굴없는 미녀>는 평이 양극으로 나뉜 케이스였다. 영화의 옹호자나 반대자들의 공동분모는 모두 과잉 이미지로 귀결되었는데 DVD 컬렉터의 입장에서 이 점은 오히려 컬렉션의 기준으로 작용되는 요소이기에 <얼굴없는 미녀>의 DVD 출시를 기다린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DVD를 재생해보면 영화 시작과 함께 잡티가 많이 보이지만 이내 사라지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면에 빠져들 정도로 몽환적인 영상을 담았던 필름 질감을 담기엔 조금의 부족함이 있지만 저음이 강조된 사운드는 기대 이상으로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영화 속 차가운 프로덕션디자인에 대해 감독은 코멘터리를 통해 영화가 근미래 컨셉으로 제작되었기에 그러함을 밝힌다. 지수의 이야기 중 쌍둥이 언니 부분과 엔딩에 대해서도 감독은 속시원한 해답을 들려준다. 그외에도 아트디렉터 윤주훈이 밝히는 피아노 형식의 유리계단 등의 프로덕션디자인 제작과정도 흥미롭다. 영화의 원작이었던, 이순재와 장미희가 출연한 TV드라마와 관련한 별도의 부록이 담겼으면 금상첨화지 않았을까 하는 욕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