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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 Looking for Fidel
김도훈 2005-05-01

감독 올리버 스톤/ 스페인, 프랑스/ 2004년/ 63분

피델 카스트로에 관한 첫 번째 다큐멘터리 <지휘관>(Comandante, 2002)에 이은 올리버 스톤의 두 번째 쿠바 잠입기. 올리버 스톤이 2003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지휘관>을 선보인 후, 쿠바 정부는 75명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구속하고, 미국으로 망명하려다 실패한 3명의 여객선 납치범을 사형시켰다. 이 전례없이 잔혹한 숙청의 바람앞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구세계는 쿠바의 인권문제를 또다시 도마 위에 올려 잘게 썰어댔다. 이에 올리버 스톤은 여러가지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쿠바로 날아갔다. 전작을 만든지 1년도 지나지 않아 급변해버린 쿠바의 상황을 다시한번 고찰하기 위해서였다.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는 <지휘관>과 다르다. <지휘관>이 쿠바혁명의 투쟁사에 대한 기록과도 같은 작품이었다면,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는 영화다. 심지어 올리버 스톤은 피델 카스트로와 (비행기 납치로 형을 집행받기 직전의) 수감자들, 재판의 참석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과감한 질문들을 던져댄다. “왜 미국으로의 망명을 기도했냐”는 스톤의 질문에 수감자들은 하나같이 “경제적인 이유”라고 대답하고, 이때 카메라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피델 카스트로의 고뇌를 클로즈 업으로 잡아내버린다. 또한 사형당한 정치범 가족과의 인터뷰나 길거리 유세를 나간 카스트로를 향해 “죽음을 각오한 투쟁”을 외치는 민중들의 모습을 통해 올리버 스톤은 쿠바의 현재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한다.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의 가장 재미있는 순간들은, 늙은 혁명가와 젊은 감독의 기가 화면 어딘가에서 이글이글 맞붙을 때 나온다. 감독은 공격적이고 객관적인 질문을 수시로 퍼붓고, 여기에 고집스레 대항하는 피델 카스트로의 거창한 제스처는 금방이라도 관객의 눈앞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올리버 스톤은 과거의 다큐멘터리들로부터 가져온 자료화면과 현재의 쿠바, 피델 카스트로의 노쇠한 카리스마를 기가 막힌 편집으로 섞어서 흔든다. 63분의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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