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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애니메이션 오딧세이 [3]

강력한 짜임새, 튼튼한 재미

<강철의 연금술사>

‘등가 교환의 법칙’, ‘연성’, ‘현자의 돌’, ‘오토메일’, ‘호문쿨루스’….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되살리겠다는 어린 마음에 인체연성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엘릭 형제. 하지만 그 대가는 부분 또는 전체의 육체를 잃게 되는, 어린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결과였다. 결국 엘릭 형제는 자신들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연금술사>의 바람이 불 때,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강철의 연금술사>가 어마어마한 폭풍을 일으켰다. 그 폭풍은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까지 전해졌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박로미’라는 재일한국인 성우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은 물론, 출판계에서는 발빠르게 작품의 원작 만화를 발간했고(현재 일본과 마찬가지로 1∼10권까지 발매, 현재 50만권 이상 판매), 지난 5월2일 개국한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챔프는 개국과 함께 최고 기대작으로서 <강철의 연금술사> 방영을 시작했다.

이 작품이 국내외 애니메이션계를 뒤흔들며 등장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과정과 이유가 있겠지만, 요는 ‘재미’다. 연금술이라는 소재를 내세운 독특한 세계관에서 오는 재미, 독특하고 매력있는 캐릭터 설정에서 오는 재미, <카우보이 비밥>의 제작사가 선보이는 화면 구성과 연출에서 오는 재미, 탄탄한 원작에서 비롯된 흥미진진한 전개에서 오는 재미….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는 작품의 매력이 궁금하지 않은가? 작품이 인기있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고, 방송사쪽이 어른들이 보기 쉬운 시간대로 편성한 것에도 모두 이유가 있는 법이다.

스폰지밥처럼 살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보글보글 스폰지밥>

원제는 <The SPONGEBOB SQUARE PANTS>, 우리나라에서는 <네모네모 스폰지송>으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작품 제목이 여러 가지인 것은 국내에서 EBS와 JEI 재능방송에서 각각 다른 제목으로 방송되었기 때문. 같은 작품이지만, 캐릭터 이름도 성우도 전혀 다르게 방송되었다. 미국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대학생, 성인에게까지 인기를 얻은 <…스폰지밥>은 옆나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TV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그야말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작이다.

바다 밑에 살고 있는 스폰지밥은 구멍 숭숭 뚫린 노란 주방용 스펀지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흔히 가르치는 족족 지식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두고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스펀지의 맹점은 누르면 그동안 흡수했던 것을 도로 왕창 짜낸다는 것. 어쩐지 극단적으로 단순한 스폰지밥의 이미지와도 닮았다. 그런 성격이기에 스폰지밥의 일상은 주위 사람들에게 비상식적으로 보여도, 본인은 마냥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물론 고민도 있다. 못생겨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몸이 아파서 걱정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해결 방법이라는 것이 또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곳에서 이 작품의 참을 수 없는 재미가 배어나온다.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엽기적인 유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신랄한 블랙 유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뜻밖의 곳에서 뒤통수를 때리는 <스폰지밥>을 보고 있노라면, 현대사회에서 얽매여 살아가는 인간적인 상식과 기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죽어라 고민해왔던 것이 스폰지밥의 필터를 거치면 별것 아닌 일이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어른들에게 잠시나마 모든 짐을 벗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나름대로 파란만장 아홉살 인생!

<마루코는 아홉 살>

올해로 일본에서는 방영 15년째를 맞이한 <마루코는 아홉 살>은 제목 그대로 아홉살짜리 마루코를 중심으로 그녀의 가족, 학교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주인공 마루코는 이른바 인터넷 세계의 천하무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초딩’! 물론 작품 시대 배경상(약 20∼30년 전의 일본이 배경) 마루코가 인터넷을 하는 모습은 작중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마루코는 천하무적 ‘초딩’이다!

늦잠을 자고 싶은 본능에 따라 엄마에게 능청맞게 거짓말을 하고, 준비물을 까먹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집안 어른들께 갖다달래고, 그걸 혼내는 엄마에게는 원래 바보라 아무렇지도 않다며 뻔뻔스레 대꾸하고, 괜찮다는 할아버지에게는 어른이 될 때까지 갖다달라고 할 거라며 의기양양. 그러면서 복어 독을 무서워해 복어 요리를 좋아하는 할아버지까지 복어 전골을 못 먹게 하고, 만우절에 친구를 속이려다가 그 친구가 끝까지 자신을 믿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마루코의 영악하기 그지없는 모습은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거침없고, 재기발랄한 점들이 어린아이답다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것은 보는 사람들이 이미 올챙잇적을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리모컨을 눌러라, 채널을 돌려라!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Check!

공중파 채널인 KBS2와 SBS, EBS, MBC. 케이블과 위성TV에 자리잡고 있는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 애니원TV, 챔프. 해외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의 방송을 그대로 재전송하는 재전송 채널 디즈니나 카툰 네트워크. 그 밖에 어린이를 주요 시청 대상으로 삼고 있는 퀴니나 어린이TV, JEI(재능방송)…. 물론 성인 대상의 채널 중에도 애니메이션을 편성하고 있는 채널은 얼마든지 있다. 그중에서도 자기 채널만의 색을 가진 24시간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는 투니버스, 애니원TV, 챔프 등이 있다.

같은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이라 해도 조금씩 채널마다 성향차가 보인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전체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투니버스는 유아부터 중학생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잡고, 밝고 명랑한 코믹물들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올해 5월2일 개국한 애니메이션 전문 챔프는 4∼12살의 아동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잡고 케이블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후발주자인 챔프의 경우, 국내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유명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대한 독점 방영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력 무기. 투니버스와 챔프 채널은 케이블 방송으로만 볼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로 눈을 돌리면 애니원TV, 카툰 네트워크, 니켈로디언 등이 있다. 고음질&고화질이라는 장점을 살린 애니원TV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요구에 좀더 부응하는 채널로서 인식되고 있다. 카툰 네트워크는 미국 터너사의 애니메이션 채널로 <파워퍼프걸> <탄타이탄> 등이 대표적인 작품. 니켈로디언 채널의 경우 <보글보글 스폰지밥> <심슨 가족> 등의 이곳 출신(?) 애니메이션으로, 자막없는 영어방송이라는 것이 큰 장벽으로 존재하지만 미국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청소년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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