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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시대 충무로 3인방 [3] - 강우석

외자유치 성사단계 시네마서비스 강우석 감독

성장가능성 100%, 투자자는 내가 고른다

무엇을 꿈꾸고 있나

시네마서비스를 창립했을 때 강우석 감독의 지상목표는 “스크린쿼터 없어져도 한국영화를 걸 수 있는 극장배급망 확보”였다. 서울극장 곽정환 회장과 손잡고 <투캅스2> <편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텔미썸딩> 등 잇단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배급사로서 시네마서비스의 위치는 확고해졌는데 이는 올해 20여편의 영화를 배급하는 데서도 확인된다. 외화까지 포괄해서 직배사와 맞먹는 배급력을 갖춘 회사를 만든다는 강 감독의 계획은 어느 정도 실현된 셈. 그러나 강 감독의 고민은 시네마서비스가 배급사일 뿐 아니라 투자사라는 데 있다. 자체 자본만으로 굴러가는 회사는 아니기에 강 감독은 늘 또다른 투자자를 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여왔다. 과거엔 삼성, 대우 등 비디오회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이 파트너였고 최근엔 삼부파이낸스, 국민기술금융, 산은캐피탈 등 금융자본이 부분투자 형태로 참여했다. 그동안 강감독은 기회있을 때마다 대기업과 금융자본이 영화산업에 얼마나 무지한가를 성토하곤 했다. 자신이 고른 작품에 감놔라 대추놔라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영화만 고르는 그들을 무임승차하는 승객으로 여긴 것이다. 지난해 <이재수의 난> 제작비를 구하면서 겪은 고초가 대표적이다. <자귀모> <주유소 습격사건> <텔미썸딩>에는 부분투자하겠지만 <이재수의 난>엔 투자할 수 없다고 버티는 금융자본의 영악한 선택에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 강 감독은 휘하에 씨네2000, 쿠앤필름, 씨앤필름, 좋은 영화, 태원엔터테인먼트, 다다필름 등을 거느리며 “작품 하나하나를 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하고 제작사에 투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최근 진행중인 워버그 핀커스의 투자제안은 강 감독의 지론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아시아지역에서 성장가능성 높은 벤처기업을 예의주시하던 워버그 핀커스 홍콩지사는 시네마서비스가 한국영화시장에서 독보적인 메이저라는 점에 주목,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실사작업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계약이 완전히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타결가능성은 90% 이상이다. 계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투자가 시네마서비스의 장기적 전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간파하긴 어렵다. 극장사업,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 인터넷 사업 등 한국영화 제작, 배급 외에도 상당액이 투자되겠지만 영화제작, 배급이 주축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강 감독의 또다른 관심은 일본시장 진출. 지난해 연출제의를 받고 일본 쇼치쿠영화사와 접촉하면서 연출은 고사했지만 쇼치쿠와 시네마서비스의 영화를 교환 배급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2000년, 무엇을 할 것인가

외자유치는 올해 무엇보다 중대하다. 늦어도 4월 말에는 구체적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 투자유치와 함께 시네마서비스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진행중인데 향후 기업공개를 생각한다면 자금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강 감독과 제작사들 관계에 마찰을 빚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제작사의 반발을 수용하면서 정리됐지만 얼마 전 시네마서비스가 제작사에 보낸 계약서는 ‘노비문서’라는 말까지 들었다. 역점을 두고 있는 영화는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발굴된 <제노사이드>. 한석규 주연이 확정적인데다 SF물이라 블록버스터로 손색없는 작품이라는 것. 직접 연출하겠다고 나선 <신라의 달밤>은 시나리오 수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작이 오래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이 문제인가

배급사로서 입지도 탄탄하고 외자유치도 이뤄질 예정이지만 시네마서비스 역시 양질의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절실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장윤현 감독이 시네마서비스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는데 강 감독 입장에선 그처럼 흥행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비천무>는 제작비만 40억원이 넘어 최소한 서울관객 50만∼60만명은 넘어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 나머지 영화들 중에 ‘대박’을 예상할 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는 게 강 감독의 고민. 때문에 시나리오로 봤을 때 상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유린네이션>은 제작을 포기하려고 생각하기도 했다. <리플리>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성적을 냈고 <스크림3> <유보트> 등 외화가 어느 정도 받쳐주느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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