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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배우들, 아카데미 의상 전쟁 중
2000-03-28

나는 끔찍한 의상을 입을 테야

아네트 베닝

지금 할리우드는 ‘의상 전쟁’중. 매년 이맘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지명된 여배우들은 수상에 대한 기대나 탈락에 대한 아쉬움보다 다음 날 워스트 드레서로 지목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시상식을 준비하는 모양새만 보면 그렇다. 할리우드의 패션관계자 밥 매키어는 시상식을 두고 “노이로제에 시달릴 정도로 끔찍한 이벤트”라고 말한다. 3월26일 열릴 72회 아카데미 시상식도 예외가 아니다. 거대한 패션쇼를 위해 베르사체,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들이 10만달러가 넘는 의상, 8만달러 가운, 300달러짜리 헤어, 50만달러에 이르는 보석을 들고 줄을 서고 있다.

올해 가장 인기있는 여배우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된 깡마르고 껑충한 힐러리 스왱크. 영화와는 반대로 섹시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디자이너들은 이옷 저옷 입혀보느라 그녀는 벗어젖히기에 정신없다. 반면 스왱크의 막강한 경쟁자이기도 한 <아메리칸 뷰티>의 아네트 베닝은 현재 임신 8개월이라 디자이너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소식. 지금과 달리 소박한 아카데미 시상식도 있었다. 45년 잉그리드 버그만은 메이크업도 안 한 맨 얼굴에 일년 전 출연 의상을 입고 나왔고, 74년 캐서린 햅번은 정원에서 일할 때나 입는 작업옷을 걸쳤다. 심지어 77년 <애니 홀>로 트로피를 거머쥔 다이앤 키튼은 남성용 재킷을 입었다. 올해 아카데미 수상자와 함께 아카데미 패션 경연대회의 승자도 조만간 가려질 것이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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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