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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향기 The Colour of Paradise
2001-07-18

<천국의 향기> The Colour of Paradise

1999년·이란·감독 마지드 마지디·88분

출연 모흐센 라메자니, 살리메 페이지

“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방학을 맞은 시각장애아 기숙학교의 8살난 생도 모하마드는 친구들이 모두 부모의 품에 감싸여 돌아간 한참 뒤에야 도착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운다. 돌볼 사람이 없다며 아들을 학교에 떠맡기려다 마지못해 모하마드를 데리고 귀향길에 오르는 아버지. 1년 만에 돌아온 소년을 맞는 이란 북부 고원지대 마을은 아름답고 누이와 할머니는 다정하지만 눈먼 아들이 재혼의 걸림돌이라고 여기는 아버지는 모하마드를 눈먼 목수의 도제로 보낼 궁리를 한다. <천국의 아이들>에서 나약하고 가난한 아버지를 보여주었던 마지드 마지디는 <천국의 향기>에서 나약하고 가난한 데다 이기적이기까지 한 초라한 아버지상을 보여준다. “신은 보이지 않는 사람을 더 사랑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세상 모든 곳에서 팔을 뻗어 신을 만지려 하고 마음 속 비밀을 속삭이는 모하마드. <천국의 아이들>에서 지친 아이들의 발을 금붕어들이 어루만지던 시냇물 속에서 자갈을 점자처럼 더듬는 소년의 고사리손은, 시인의 눈으로 힘겨운 아이들의 마음을 보는 마지드 마지디의 능력을 다시 확인시킨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