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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스타일, 너무 어려웠어요.
2001-07-19

자신이 죽여야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여자. 유위강 감독의 신작 <불사정미>에 등장하는 잔혹한 킬러, ‘유’는 자신의 청부살해 대상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만다. 여명과 함께 출연한 이 새로운 얼굴은 일본 출신의 여배우, 세토 아사카. “낯선 사람 앞에선 수줍음을 많이 탄다"며 어색함을 감추진 않던 그녀는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불사정미>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12월이면 25살이 된다는 그녀는 연기경력만은 벌써 9년째. 하지만 영화보다는 TV 드라마를 많이 한 탓에 영화 연기엔 아직 익숙치 않다. 특히, 영어와 중국어 모두 서툰 그녀가 영화촬영 기간 내내 홍콩에 머물며, 광동어를 구사하는 연기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광동어 대사에 신경쓰느라고, 미처 ‘연기’는 하지 못한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그녀가 겪은 진짜 어려움은, 일명 ‘홍콩 스타일!’. “홍콩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하니까, 주변사람들이 홍콩은 즉흥연출이 많으니 반드시 미리 대본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하라고 충고하더군요.” 아니나다를까, 당일에야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조차도, 촬영 순간에 변경되는 일이 많아, 낯선 외국어를 통째로 외어야 하는 그녀에겐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게다가 홍콩영화라기에 액션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좀 아쉬웠어요.” 여리한 그녀의 체구를 보았을 때, 액션이 아쉬웠다니 좀 의외다 싶었는데 뜻밖에도 그녀는 무술 유단자이다. 이번이 자신의 국제영화계 진출의 성공적인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녀는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이번 자리가 다소 흥분된 듯. “일본이 아닌 곳에서 환호를 받기는 처음”이라며 영화상영 전 여명과 함께 한 무대인사에서 한국관객과 취재진이 보낸 열렬한 환호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정지연/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