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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무책임한 독일인 그리려 했다
2001-07-19

집 안에 뒹구는 여자친구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 남자와 두 친구의 소동을 그린 <시체유기 자장가>. 엽기성이 농후하지만,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하는 이 블랙코미디의 감독 클라우스 크래머와 주인공 파울 역의 보리스 아리노비치가 부천을 찾았다.

크래머 감독의 베를린 필름·TV아카데미 졸업작품이기도 한 이 영화는 2년 간의 시나리오 작업과 쉽지 않은 재원확보 과정을 거쳐 지난해 독일에서 선보였고, 베를린영화제 독일영화 부문, 브라질 상 파울로 영화제 등에 출품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모았다. 그는 자신의 데뷔작 <시체유기 자장가>에 대해 “사회와 인생에 책임지려 하지 않는 독일, 베를린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 원제 (콘트라베이스를 가진 세 중국인)의 의미에 관해 “어린이들이 발음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독일에서 너무나 유명한 동요 제목”이라며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 주인공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린 시절의 노래를 되새기며 부르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이 제목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래머 감독과 동행한 주연 아리노비치는 주로 무대에서 활동하다 영화계에 진출한 중견 연기자. 적은 출연료를 감수하고 기꺼이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그는 현재 독일의 한 채널에서 일요일 프라임타임에 방송되는 인기 형사 드라마에 출연 중이란다. “유럽 대륙 밖으로 나온 게 처음”이라는 이 ‘유럽 촌놈들’은 한국에 도착한 17일 <단적비연수>를 보려다 너무 피곤해 신관웅 빅밴드의 공연만 보다 호텔로 들어갔다며, 일정을 쪼개 다른 경쟁작 특히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단편영화들을 많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