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끼워넣기식 영업 논란
2001-07-23

거대 배급사의 횡포인가? 어쩔 수 없는 관행인가? 최근 AFDF의 배급팀장 김선호씨가 시네마서비스의 영업방식을 비판하며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를 탈퇴하자 업계 안팎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선호씨의 주장은 시네마서비스가 끼워넣기식 영업을 했다는 것.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 사이에 <스파이 키드>를 배급하면서 “<스파이키드>를 걸지 않으면 <엽기적인 그녀>를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아 극장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흥행이 안 될 게 뻔한 <스파이 키드>를 상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직배사들의 끼워넣기를 비판하며 대안을 모색하자던 배급개선위 회원사가 스스로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는 게 그가 문제삼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시네마서비스는 “끼워넣기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한다. “<신라의 달밤> <스파이 키드> <엽기적인 그녀>가 이어지는 라인업을 이미 2달 전에 공개했는데 어떻게 끼워넣기라고 말할 수 있냐”는 것.

시네마서비스 배급팀 이하영 실장은 “흥행작이 되리라 예상되는 <엽기적인 그녀>를 <스파이 키드> 배급에 유리하게 이용하긴 했으나 이건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는 배급력 행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주장엔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올 여름 극장가에선 유독 심하며 앞으로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김선호씨는 “서울시내 200개 넘는 스크린에서 단 7편이 걸리는 과다한 편식증세가 배급사들의 문어발식 극장잡기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대형 배급사들이 지금과 같은 영업방식을 그대로 두면 군소 배급사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의 숫자도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런 독과점이 “여름 시즌에만 벌어지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시네마서비스의 입장이지만 최근 상황에 대해 군소 배급사가 느끼는 위기감은 훨씬 강하다.

남동철 기자